레딧 번역 괴담/단편

[레딧 괴담] 뭔가를 발견했는데 어떻게 할지 모르겠어

리버틴 2017. 7. 23.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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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얘기를 들려주기 전에, 내가 아내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다들 알아줬으면 좋겠어. 정말 많이 사랑해.

지난 몇 년간 우린 문제를 좀 겪고 있었어. 아내는 아이를 정말 갖고 싶어해.. 나도 마찬가지인 거 같아, 아마도. 우린 의료기관과 의사들, 상담가들을 방문하고 다녔어. 아내는 울면서 앓는 소리를 냈고 나는 아내가 얼마나 힘들지 아니까 그저 안아주었지. 아내의 머리카락을 쓸어내리고 키스해 주면서 꼭 방법을 찾을 거라고 약속했어.

하지만 무언가를 발견해 버렸어.

난 마당에 아내를 위해 작은 헛간을 하나 만들어 줬는데, 아내가 그림을 그리기 위해 쓸 작업실 같은 거야. 아내는 그림 그리는 걸 정말 좋아해. 그치만 난 아내를 방해하는 건 원하지 않아. 아내의 작업실은 그녀만의 공간이지. 내 "man cave (남자만의 소굴)" 이 나만의 공간이듯 말야.

왜 그렇게 호기심이 발동했는지는 모르겠어. 오늘 아침에 아내는 근방의 미술관에 방문하느라 집에 없었어. 그래서 난 작업실로 들어갔지.

아 정말, 난 아내를 너무 사랑하지만, 그 그림들 말야.

정말이지...소름끼쳤어. 그렇게밖에 설명할 수가 없어. 등장인물들은 가족 일원들이었어. 아빠, 엄마...그리고 아기. 그리고 그 한 명 한 명이 우리였고, 우린 서로 껴안으며 웃고 있었어.

하지만 우리랑 닮았단 점은 별로 무섭지 않았어.

무서운 건 아기 그 자체였어.

캔버스들마다 아기는 항상 진한 붉은색이었고, 뒤쪽에 있는 평화로운 가족에 대비해 아주 과격한 느낌으로 그려져 있었어. 하지만 여전히 딱 봐도 아기였지, 정말 작았거든.

둘러보는 걸 멈추지는 않았고, 작업실 안에 있는 빗자루 찬장만한 작은 수납장 문을 열어봤어. 보통은 물감이랑 붓들이 들어있는 공간 말이야.

문을 열었을 때 본 것을 받아들이기가 힘들었어. 평생 못 받아들일 것 같아.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더이상 아내가 내가 아는 사람이 아닌 것 같이 느껴져. 모르는 사람이랑 결혼한 것 같다고. 무서워. 시발 진짜 무서워.

난 아내를 사랑해... 하지만 그 조그만 시체들 말야. 그 으스러진 태아들은, 짙은 붉은색 피로 온통 덮여 있었어...도구로 쓰여진 채였다고. 거기엔 비틀어진 작은 아기들이 너무나 많았어... 그 찬장 안에서 전부 썩어 가면서 말이야.









베스트 댓글


아마 아내가 유산된 아기들을 가지고 있던 것 같네. 정말 심각하고 끔찍한 일이야, 하지만 아내가 지금 겪고 있는 일들을 안 좋은 쪽으로 헤쳐나가는 중인 건 확실해. 글쓴이 네가 이 일에 대해 알아주고 도와주는 게 필요해. 그 그림들은 씁쓸한 감정들을 표출해내는 그녀만의 방법이었다고 생각돼. 그리고 붓으로 쓰여진 죽은 태아들은 (정말 끔찍하긴 하지만) 그저 그녀가 자기 자신한테 느끼는 분노와 다른 감정들의 표출이 내놓은 결과물일 수도 있어. 그녀가 괴물같은 싸이코는 아닐 거야, 그저 정말 심하게 상처받은 사람일 뿐이지. 아내랑 이야기를 나눠보고 같이 도움을 받는 방법을 찾아보길 바래.





뭔가 처음엔 무서웠는데 댓글들을 읽고 나니 슬프기도 한 이야기에요 :( 심각한 우울증과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은 저 정도로 과격한 행동 양상을 보일 수도 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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