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딧 번역 괴담/시리즈

[레딧 괴담] 내 이름은 릴리 매드윕이야 [8]

리버틴 2020. 1. 14. 22:33

원출처






내 이름은 릴리 매드윕인데 마술사가 내 절친을 죽이려는 것 같아!

 

 난 내가 네 절친인 줄 알았는데.”

 

자말이 말해. 그래, , 얘가 친구 목록 중에 일 등이긴 하지. 엄청 긴 목록도 아니야. 자말이랑메러디스가 있지. 메러디스는 무서워. 하나, , 그리고 파스찰, . 자말, 파스찰, 그리고 메러디스 순이야. 메러디스는 무서우니까. 잠깐 파스찰이 일 등이다.

 

너도 내 절친 맞아, 자말. 난 내 다른 절친을 말한 거였어.” 파스찰은 진실을 알고 있지.

 

자말이 웃어. 우린 평소처럼 학교에 가고 있는데 사실 전혀 평소같지 않아. 필릭스라는 이름의 족제비를 닮은 수상쩍은 남자가 어제 병원에서 나보고 자기가 날 메러디스로부터 지켜줄거라고 했거든. 그게 메러디스한테 오븐 장갑을 사 준다는 얘기같진 않아. 그것도 나쁜 생각은 아닌데. 메러디스한테 오븐 장갑을 선물해 줘야겠어. 양처럼 생긴 오븐 장갑을 본 적이 있어.

 

갑자기 어디서 그렉이 튀어나와. “그 남자가 걜 반으로 잘라 버릴지도 모르지.”

 

오오!” 자말이 말해. “그럼 상자가 필요할 텐데.”

 

난 누가 반으로 잘리는 걸 본 적이 없어. , 모터보트에 치인 사촌 수지는 있지만, 걘 대부분의 몸이 잘 붙어 있었거든. 뒷마당에서 발견한 반쪽짜리 다람쥐 시체도 있었지만, 내가 그걸 직접 본 것도 아니고, 누가 다람쥐한테 마술을 쓰겠어? 난 고개를 저어. “그런 마술사가 아냐.”

 

그럼 무슨 마술사인데?”

 

사람들 열쇠를 찾아낸다던가 그런 거.”

 

멍청한 마술사 같네.” 그렉이 인상을 찌푸리더니 몸을 굽혀서 자리에 다시 앉아.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 세상에, 얘네한테 대체 말은 왜 꺼낸 거야? “메러디스가 그 멍청한 마술사한테 살인을 당할 거라고!”

 

그치만 메러디스가 그 사람 아들 죽인 거 아냐?” 자말이 물어.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잖아.”

 

자세한 건 나도 잘 몰라.” 나는 버스 운전사 에드 아저씨가 애들한테 뛰지 말라고 얘기하고 있는 앞쪽을 쳐다봐. 왜 급할 때는 학교 가는 길이 이렇게 느린 거야?

 

파스찰이 나보고 진정하라고 격려해 줘. 파스찰이 나한테 어제 말해준 것들 중 하나는 경솔한 행동이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다였어. 무슨 말인지 단어들을 찾아보니까 내가 너무 당당하면 슬픈 연극이 펼쳐질 거라는 뜻이래. 그게 다인 것 같지는 않지만, 무슨 말인지는 알겠어.

 

메러디스가 마술사가 어느 쪽에서 오는지 계속 지켜볼 수 있게 운동장 한가운데에 서 있다가 그 사람이 나타나면 메러디스가 그 사람한테 불을 질러 버리는 건 어떨까?” 자말이 제안해.

 

그것도 괜찮은 계획 같긴 한데, 여기에도 내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을 거야. 스쿠비두에선 항상 그러거든. 거기 주인공들은 계획을 내놓을 때마다 뭔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 때문에 다 망쳐 버려. 아니면 누가 배고파져서 망치던가. 나도 배고파. 아침으로 와플을 먹었는데 토스터가 너무 낮은 설정으로 맞춰져 있어서 완전히 구워지지 않았어. 그치만 불평하면 아빠가 내 쪽으로 눈을 굴릴까 봐 그냥 안쪽이 아직 살짝 얼어있는 채로 먹었어.

 

그렉이 다시 머리를 내밀어. “그 사람이 걜 그냥 총으로 쏴 버리면?”

 

그것도 맞는 말이야. 그 사람이 소총을 든 저격수인지 어떻게 알겠어. 핵폭탄 코드를 알고 우리를 날려버릴지도 모르지. 그치만 이런 가능성들로 내 머릿속을 흐려지게 하면 안 돼. 그냥 메러디스한테 경고해 주고 걔가 어떻게 할 지 정하게 해야 돼.

 

사실대로 말하면,” 자말이 말해. “어른한테 말해야 될 거 같아.”

 

어른님들, 무서운 내 친구 메러디스가 정신력을 이용해서 불을 지를 줄 알아요. 전 천사들이랑 말할 줄 알아서 이걸 알게 됐고요. 제 인형 속에 있는 천사같은 애들이랑요! 사람들 열쇠를 찾을 줄 아는 정신나간 마술사가 메러디스를 죽이고 싶어하는데 왜냐하면 메러디스가 어떻게 해서 걔 능력으로 자기 아들을 죽였대요. 아뇨, 언제 어떻게 일어난 일인지는 정확히 몰라요. , 여기서 기다릴게요. 그거 예쁜 자켓이네요. , 입어 볼게요. 소매가 허리 뒤로 묶여야 된다고요? 멋지네요. 우리 어디 가는 거예요?

 

자말이 내가 허공을 쳐다보고 있는 걸 눈치채. “내 말은, 그냥 어른들한테 메러디스가 뭔가를 태우는 걸 보여줄 수는 없는 거야?”

 

그렉이 끼어들어. “그리고 나면 다들 메러디스를 비밀 연구소로 데려가서 몸을 갈라 보고 안쪽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알아보겠지. 외계인들한테 하는 것처럼 말야.” 그렉이 날 쳐다봐. “너도 말야.”

 

, 안 될 것 같아.” 내가 눈을 깜빡여. 앞에 학교가 보여. “어른들이 메러디스 능력을 알아채지 못하도록 해결해야 해. 메러디스가 다른 사람들이 알기를 원했다면, 아마 자기가 직접 어른한테 보여 줬을 거야. 걔가 다른 사람들이 아는 걸 원하지 않는다면 내가 나서서 밝힐 수는 없어.” 이 말은 즉 난 해부당하기 싫어라는 말이고 오랫동안 생각했던 거야.

 

학교에 차가 멈췄고 나는 앞으로 가기 위해 사람들을 밀치고 버스에서 내려. 에드 아저씨한테 당연히 인사는 하고 말야. 아저씨한테 무슨 일이 생길 거라는 건 아니야. 아저씨는 곧 주유소에 가서 주차하는 동안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잡지를 읽을 거야. 그냥 버스 운전기사님한테 인사하는 건 예의잖아. “에드 아저씨, 안녕히 가세요!”

 

메러디스가 그네 옆에 서 있지 않아. 뛰어가서 확인까지 했어. 두 번 확인했다고. 걘 거기 없어. 운동장 다른 쪽을 살펴봐. 다른 애들은 다들 평소에 있는 자리에 있어. 야구장 대신 내 쪽으로 걸어오는 자말이랑 그렉 빼고 말야. 얘들도 주변을 둘러봐. 얘들도 메러디스가 안 보이나 봐.

 

자말이 책가방을 내려놓고는 그네에 앉아. “그 사람이 벌써 메러디스를 잡았나 봐.”

 

안 돼! 어제 왔어야 했는데! 그 때쯤이면 학교가 문을 닫을 시간이었고 메러디스도 집에 갔을 시간이긴 하지만 말야. 쓸데없었을 거야. “그런 말 하지 마!’

 

그 족제비놈이 메러디스 집 주소를 알아냈을지도 모르지.” 그렉이 말해.

 

그만해!”

 

저기 리사 웰치랑 여자애들한테 둘러싸인 게 메러디스일지도 모르겠는데.” 자말이 턱으로 가리켜.

 

, 그래, 저기 있었네. 저 못된 여자애들 무리 때문에 못 봤어. 왜 저런 애들이랑 같이 있는 거야? 다들 메러디스 주변을 둘러싸서 , 안 돼. 내가 메러디스 곁을 지켜주고 있지 않았고 리사 웰치가 학교로 돌아왔고 아마 걔가 혼자 있는 메러디스를 발견했을 거고 그리고

 

나는 자말 곁에 책가방을 내려놓고 언덕을 뛰어내려가서 메러디스를 둘러싼 애들 쪽으로 가. 메러디스 표정이 안 좋은 게 보여. 잔뜩 긴장해서 팔을 몸 옆으로 늘어뜨리고 리사 쪽을 쳐다보고 있어. 누가 뭐라고 하고 있는지는 안 들리는데, 리사가 메러디스의 녹은 바비인형 속 천사, 나다니엘을 갖고 메러디스 쪽에 대고 흔들면서 뭐라고 하고 있는데 메러디스가 화난 표정을 지어. 안 돼, 나쁜 일이 일어날

 

메러디스!” 내가 불러.

 

동시에, 내가 가까이 다가가고 다들 날 쳐다보는 순간, 리사 웰치의 장신구가 잔뜩 달랑거리는 빨간 책가방이 불타올라. 리사 웰치만 빼고 다들 비명을 지르는데 리사는 그 조그마한 뇌로 어머 세상에!” 라고 말할 판단밖에 내리지 못하고, 불타는 가방을 벗어던져 버리더니 전갈 밭에 발을 디딘 것처럼 춤추듯이 점프를 해대. 아마 나중에 진짜 전갈들 위에 발을 디딜 거라고 얘한테 말해줘야 할지도 모르겠어.

 

나는 멈춰섰고 메러디스만 빼고 다들 한 걸음 뒤로 물러나서 리사 손을 잡고 진정시켜 주려고 해. 리사가 내 쪽으로 몸을 돌려서 날 쳐다보는데 눈에서 불길이 나오는 것 같아. 불타고 있는 리사 웰치의 빨간 책가방으로부터 반사된 빛인지도 모르지만.

 

괜찮아. 제발 애들을 다 죽이진 말아줘.” 나는 그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에 죄책감을 느끼면서 속삭여. 메러디스가 내가 자길 살인자라고 여긴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하는데. 하지만 살인자가 맞는 것도 같고? 벌써 몇 명이야, 세 명은 태워버리지 않았나? 메러디스가 내가 진심으로 무서워하는 걸 알면 나까지 태워 버릴까봐 반쯤 농담이라는 표정을 지어 보여 봐. 통하는지는 모르겠어. 난 메러디스가 나한테까지 불을 지를까봐 진심으로 무서워.

 

롱바우 선생님이 갑자기 영화에서 나올 거 같은 빨간색 소화기를 들고 어디선가 나타나. 항상 누가 그걸 현실에서 쓰는 장면을 보고 싶었기에, 나는 구경을 하면서 숨을 그냥 쉬어도 되는 건가 입을 막아야 하나 생각을 해. 선생님은 잘 구워지고 있는 빨간 책가방에 거품을 뿌리고 운동장에 있던 나머지 애들은 무슨 일이냐고 웅성거리면서 전부 우리 쪽으로 몰려와.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롱바우 선생님이 엄청 화난 목소리로 얘기해. 짜증났을 때 목소리보단 살짝 조용하면서도 평소 목소리보단 훨씬 큰 목소리야.

 

릴리 매드윕이 리사한테 불을 지르려고 했어요!”

 

애들 사이에서 곧바로 이런 루머가 퍼지기 시작해.

 

롱바우 선생님이 시선을 나한테 고정시켜.

 

? 안 그랬어! 리사 가방이 갑자기 혼자 불이 붙은 거예요!”

 

누가 콧방귀를 끼어. 그렉이 그런 것 같아. 롱바우 선생님은 소화기를 내려놓곤 허릿춤에 양 손을 올려. 어른들이 항상 그러듯이 우리가 먼저 말하길 기다리고 있는데 자기가 먼저 말은 절대 안 할 거고 우리가 먼저 말하지 않으면 엄청 신경질이 날 거라는 뜻이야.

 

나는 양 손을 들어올려 보여. “저한텐 아무것도 없어요! 전 방금 왔단 말이에요!”

 

메러디스가 드디어 입을 열어. “쟤가 안 그랬어요, 선생님. 제가 그런 거예요.”

 

, 그래. 이렇게 간다 이거지. 사실 이게 낫긴 하지. 필릭스가 주변 풀숲에 숨어서 메러디스 머리에 소총을 겨누고 있을지 어떻게 알겠어. 좋아, 롱바우 선생님, 얼른 메러디스를 놀이터에서 벗어나게 하자구요. 그런데 넥타이가 참 멋지네요. 직접 사신 건가요? 잘 보니까 진짜로 괜찮은 넥타이긴 해. 난 넥타이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데 말야.

 

롱바우 선생님이 소화기를 집어들어. “너희 둘 다 따라와라.”

 

리사는 겁에 질려서 살짝 마비된 것처럼 보여. 내 생각엔 리사가 드디어 인지하기 시작한 것 같아. 몇 분 전까지만 해도 자기 등 뒤에 불꽃 덩어리를 매고 있었고, 자기가 지금 새카만 시체가 되지 않았고 다들 누가 그랬네 하고 다투고 있는 이유는 불길에 휩싸이기 전에 그 불꽃덩어리를 몸에서 떼어낼 수 있게 했던 어떤 원초적 본능 때문이란 걸 말야. 그리고 자기를 거의 산채로 태워버릴 뻔한 사람은 방금 자기가 바비인형 가지고 놀려서 화나게 만든 애라는 걸 말야. 마치 누군가의 바비인형을 훔쳤는데 그 인형 주인이 연쇄살인마 찰스 맨슨이라는 걸 깨달은 거나 똑같지.

 

너도 마찬가지다, 매드윕.”

 

나는 다시 정신을 차려. “잠시만요, 저요? 전 이 일이랑 아무 상관도 없다고요!”

 

롱바우 선생님이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이상한 표정을 지어 보여. “아무 상관이 없다고?”

 

나는 잠시 고민해 봐. “…”

 

어쨌든 따라와.” 선생님은 손가락 하나를 들어 올려 보이며 이제 아무도 군말을 하지 말라는 주의를 주고는 그 손가락을 학교 쪽으로 가리키면서 저 쪽으로 행진하자는 뜻을 확실하게 보여줘.

 

롱바우 선생님, 그러단 우리 둘 다 죽을 거예요. 리사도 아마 마찬가지일 거고요. 사실, 그것도 아주 나쁘진 않을 거야. 리사가 죽으면 상황이 좋아질 거니까. 그런데 난 내 자신은 감자칩이 되어 버리지 않았으면 하거든. “따로 뵈면 안 될까요?”

 

안 된다는 거 같아. 리사 웰치, 메러디스 그리고 나는 학교 안으로, 복도를 지나 교감실로 곧바로 끌려갔거든. 리사는 얼굴이 죽처럼 새하얗게 질렸어. 입이 살짝 비틑어진 거 같은데, 아마 지난 주에 얼굴을 박고 넘어져서 그런 거 같아. 입술을 꼭 닫고 있어서 지네 아빠가 그렇게 아낀다는 이빨이 어떻게 되었는진 모르겠는데, 듣기로는 이빨이 크게 깨져서 시술을 받아야 된대.

 

메러디스는 그냥 메러디스 같아. 귀신 같다는 뜻이지. 얼굴 반을 태워먹어서가 아니라, 요새 잠을 전혀 안 자고 사는 거 같아서 그래. 정말 안 잘 수도 있지. 내가 메러디스였다면 나라도 자면서 부모님이 있던 집을 태워먹은 생각에 잠이 안 올 거 같아. 메러디스는 읽기 어려운 표정을 짓고 있어. 뭔가 결심과 짜증이 섞인 표정같달까.

 

롱바우 선생님은 그냥 평소처럼 보여. 화난 빡빡이라는 뜻이지. 선생님은 독수리 그림에 둘러싸인 자기 책상에 앉았어. 대체 독수리 그림을 몇 장이나 가지고 있는 거야? 그 그림들을 너무 아끼진 말아야 할 텐데. 메러디스가 불을 지르면 저것들부터 다 타 버릴 테니 말야. 그리고 나서 우리 차례겠지. 리사가 제일 먼저였으면 좋겠다. 내가 죽을 거면 리사가 죽는 거부터 보고 가고 싶으니까. 좀 못된 생각이긴 한데, 옆에 나한테 설교를 할 파스찰도 없는걸 뭐.

 

우린 모두 앉았고 선생님은 커다란 회전식 의자에 앉아서 우릴 쳐다봐. 어딘가에서 종이 울리는데 수업이 시작됐다는 소리야. 애들이 곧 학교 안으로 들어올 거야. 사상자가 될 사람들이 늘었어.

 

이런 식으로 아침을 시작하면 안 된다, 얘들아.” 롱바우 선생님이 어두운 목소리로 말해. “누가 먼저 말할래?” 사실 선생님은 다른 식으로 말하는 법은 모르는 거 같아. 선생님이랑 코미디 영화를 보면 어떨지 궁금해. 코미디 영화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을지도 몰라. 하나쯤 보셔야 할 텐데. 근데 그러다 웃음이 터지면 자기도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몰라서 패닉에 빠질지도 몰라.

 

리사가 시작해. “우린 그냥 메러디스랑 같이 놀려고 하고 있었는데 릴리가 와서 뭘 하더니 제 가방이 폭발해 버렸어요!”

 

롱바우 선생님이 무서운 눈빛을 나한테 돌려. 벌써 바깥에서 끝낸 얘기 아닌가?

 

벌써 밖에서 끝낸 얘기 아닌가요?” 내가 물어. “그리고, 가스 냄새가 나는 거 같아요, 선생님. 다른 방에서 따로 얘기하면 안 될까요?”

 

조용해.”

 

메러디스가 말을 하기 시작해. 목소리가 거칠어진 게 아침 내내 소리를 지르기라도 한 것 같아. 어쩌면 속으로 소리를 질렀을 수도 있겠지. 그것도 목소리에 영향을 주나? 아냐, 말도 안 돼. 그런 거면 내 목소리는 항상 거칠 거야. “제가 불을 낸 거라고 말씀드렸잖아요. 제가 그랬어요. 리사가 제물건 하나를 가져가서 돌려주질 않았어요. 리사랑 얘 친구들이 저를 몰아붙이길래 화가 나서 제가제가 화를 내서 가방에 불이 붙은 거예요.”

 

우리는 모두 잠시 가만히 앉아 있어. 리사랑 롱바우 선생님이 머릿속으로 그 말을 이해하려고 하고 있는 게 분명해. 나는 메러디스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아들었지만, 메러디스의 사정과 불을 지르는 능력에 대해 모른다면, 특히 내가 옆에 있었다면, 그 말이 말도 안 되게 느껴질 거야. 롱바우 선생님이 허리를 뒤로 빼더니 대머리를 손으로 문질러. 그건 무슨 느낌이 들지 궁금해. 난 내 머리카락이 좋기 때문에 머리를 밀진 않을 거지만, 만약 민다면 손으로 머리를 쓰다듬는 건 재미있을 거야.

 

책가방이네가 화를 냈기 때문에 불이 붙은 거라고.” 선생님이 반복해.

 

.” 메러디스가 고개를 떨어트려. 마음이 좋지가 않아. 불쌍한 메러디스. 꼭 오븐 장갑을 사 줄 거야. 무조건 말이야.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비싸진 않을 거고 나는 돈을 꽤 모아 뒀거든. 양 모양으로 생긴 장갑을 사 준다면-

 

제가 방금 거의 죽을 뻔한 건 아시는 거죠?” 리사가 강조해.

 

선생님은 책상 쪽으로 몸을 숙이더니 손깍지를 껴. 나를 똑바로 쳐다보시는 게 이 일에 대해 내 탓을 하시려는 게 분명해또다시 말야. “릴리, 넌 가 봐도 된다.”

 

아 드디어. 저희 운명을 가지고 장난쳐 줘서 고맙네요, 선생님. 나는 잠시 이 생각을 하며 앉아 있어. 롱바우 선생님은 내 쪽으로 고개를 까닥이며 손을 휘 저어. 얼른 움직이라는 소리지. “네 교실로 가.”

 

나는 리사랑 메러디스를 쳐다봐. 리사는 죽일 듯한 표정을 하고 있어. 메러디스는 슬퍼 보여. 나는 메러디스에게 다 괜찮아질 거라고 얘기해주고 싶어. 내가 거기 같이 있지 않으면 일단 화산처럼 폭발해 버리진 않을 거니까. 그리고 어쩌면 메러디스가 집에 간다면 더 안전할 거 같으니까. 잠깐, 필릭스에 대해 경고해 줘야 하는데!

 

얼른 가라, 릴리.” 롱바우 선생님이 말 안 듣고 계속 서 있으면 정말 짜증이 날 거라는 듯한 목소리로 말해.

 

나는 선생님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메러디스 쪽을 돌아봐. “족제비 조심해.” 메러디스한테 말해. 메러디스는 내가 방금 혀를 깨물고 질식하기라도 한 것처럼 쳐다봐.

 

나는 복도로 나가. 저 방에 있지 않으니까 한결 나은 기분이야. 저 선생님은 독수리 그림이 왜 그렇게 많은 거야. 독수리랑 결혼하기라도 했나? 저것들이 가족 초상화일지도 모르지. 메러디스가 내 암호를 알아들었으면 좋겠어. 젠장, 너무 허무맹랑하게 말했잖아! 다시 돌아가고 싶지만 안에서 롱바우 선생님이 소리를 지르면서 벽이 흔들리는 게 느껴지고, 선생님의 화난 목소리가 깊게 울리는 게 들려서 나는 그냥 곧장 교실로 가.

 

교실에 있던 모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궁금해해. 리사의 못된 친구들은 리사가 마치 응급차에라도 실려간 것마냥 걱정된다는 표정을 하고 있어. 내 앞에 앉은 루이스 브로디마저 걱정된다는 표정이야.

 

어떻게 된 거야?” 걔가 물어.

 

메러디스랑 리사가 정학을 받는대.” 다 알고 있어. 사무실 직원이 들어와서 카터-도그빌 선생님한테 정학에 대해 설명하는 쪽지를 줄 거고 선생님이 우리한테 설명해 줄 거라는 게 보여. 물론 그 일은 30분 후쯤에 일어날 거니까, 루이스한테 그것까지 말해줄 수는 없어.

 

안 돼, 파스찰이 들어있는 책가방을 그네 쪽에 두고 왔잖아! 점심시간이 되어서야 나가서 가져올 수 있을 거야. 제발 아무도 안 훔쳐갔으면 좋겠는데. 나는 파스찰이 항상 나한테 돌아온단 것만 기억하면 돼. 파스찰은 밖에서 자기가 할 일을 하고 있는 거야. 내가 다시 나갔을 땐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을 거야.

 

당연하게도, 30분 후에 사무실 직원이 왔고 우린 리사랑 메러디스가 각각 사흘간 학교에 안 올 거라는 설명을 들었어. 그리고 다음 주에 학교 식당에서 화재 안전 교육으로 집합이 있을 거라고도 말이야. 아 그래, 리사가 메러디스를 완전히 화나게 만들었을 때 도움이 되겠네. 한 줄로 서라, 얘들아! 그 분노한 불꽃 소녀가 너희한테 안전한 길을 내주었으면 좋겠구나! 필릭스가 그 자리에 나타나지만 않으면 좋겠는데. 아니 딱 그때 나타나야 하는 건가.

 

나는 주차장을 향해 난 창문 밖을 바라봐. 메러디스의 양가족이 데리러 올지 궁금해. 그 사람들이나 그 사람들 차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면 좋을 거야. 리사가 돌아올 땐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새로운 빨간 책가방을 매고 올 게 분명해. 바보같은 리사, 걘 지 잘못으로 인해서 불타 죽을 게 분명해. 그 말을 입 밖으로 내진 않을 거야. 특히 메러디스 주변에선 말야.

 

집합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C-D 선생님이 칠판에 알아볼 수도 없는 필기체로 무언가를 써. “조금 즉흥적이라는 건 알지만, 오늘은 일반 안전 교육 조례가 있을 거다.”

 

우리는 끄응 신음을 해. 난 조례가 너무 싫어. 정해진 줄에 앉아야 되는데 난 항상 내 의자 뒤를 차기를 좋아하고 내 머리에 종이쪼가리를 던지길 좋아하는 3학년 남자애 앞에 앉아야 해. 난 걔 이름도 몰라서, 그냥 쪼끄만한 찐따라고 불러. 찐따가 무슨 뜻인지도 난 몰라. 그냥 고무줄이 내는 소리처럼 들려.

 

한 시간이 지나고 우린 식당에 정해진 자리에 앉으러 복도를 가로질러 가. 저 접이식 의자들은 평소엔 어디다가 숨겨놓는 거야? 어딘가에 접혀진 의자들로만 가득 채워진 방이 있는 게 분명해. 난 아직도 메러디스가 너무 걱정이야. 파스찰도. 파스찰은 내가 점심시간 후에 돌아올 거라는 걸 알겠지만, 대화 상대도 할 일도 없이 혼자 가방에 있는 건 외로울 거야. 정교한 팔다리를 이용해 모험을 떠날 수도 있겠지. 비가 안 와야 할 텐데. 아 맞다, 메러디스는 싸이코한테 쫓기고 있지. 그거에 먼저 집중해야겠어.

 

사실, 메러디스가 소총을 든 족제비 얼굴 남자한테 사격을 당한다는 생각에 조례에서 뭐라고 하고 있는지도 안 들려. 롱바우 선생님이 앞쪽에 서서 잘 안 보이는 외부 강사님을 데리고 있어. 맨 앞줄에 앉았다면 뭐라고 하는지 들릴 텐데, 나는 뒤에서 세 번째 줄에, 내 의자를 발로 차는 찐따 녀석 앞에 앉아 있어.

 

모두가 조용해졌지만 롱바우 선생님 말은 잘 들리지 않아. 마이크가 고장났나 봐. 마치 앞쪽에 앉아 있는 사람들만 들어야 한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처럼 들리거든. “플로어스 경관님한테 인사합시다하는 말이 겨우 들리고 선생님이 자기 뒤에 있는 사람에게 손을 가리켜. 모두 박수를 쳐. 나는 생각에 빠져. 머릿속에서 뭔가 울리는 느낌이야. 아니면 부었던가. 왜 어지럽지? 발끝을 쳐다봐. 잘 보이지가 않아.

 

릴리, 괜찮니?” C-D선생님이 날 쳐다보면서 줄 뒷쪽에 서 있어. 선생님 목소리가 주변을 뚫고 들어오는 느낌이야. 누가 선생님을 콕 쳤거나 내가 아파 보인다고 말했나 봐. 아프진 않아, 그냥 이상한 기분일 뿐이지. 현기증이 나고 왜 내 발이 보이지 않는지 당황스러워. 마치 바닥이 흐려지는 것 같아.

 

외부 강사님이 롱바우 선생님이 서 있던 강단과 먹통인 마이크 쪽으로 다가와. 마이크가 잠시 울리지만 이제 다시 작동해. 이 분한텐 작동해. 경관님은 큼큼 목을 푸시더니 인사를 해.

 

릴리?” 카터-도그빌 선생님 목소리가 문 밖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들려.

 

발이 안 보여요,” 목소리가 목에 잠겨 버렸어.

 

선생님의 다음 질문은 더 작게 들려. 이게 대체 뭔지도 모르겠어. 귓속에서 울리던 소리는 째질 듯한 소리로 바뀌고 있어. 멈추지도 않고 나는 머리가 터질 것 같아.

 

그런데 갑자기 멈춰. 모든 게 멈춰. 모든 소리가 멈춰.

 

릴리?” C-D 선생님이 내 어깨에 손을 올려. 다른 애들은 고개를 돌려 날 쳐다봐.

 

보이세요?” 내가 속삭여.

 

뭐가 말이니?”

 

나는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지만,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진 머릿속으로 알아. “안개 말예요.”

 

강단을 올려다보자 검은 여자가 경찰 제복을 입은 채 나를 쳐다보고 있어.

 

객석의 누군가가 기침을 하기 시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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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들고 왔네요! 아직까지 기다리시던 분들이 있다면... 죄송합니다,,,ㅜㅜ

드디어 번역할 여유가 생겼네요! 릴리 매드윕이나 다른 단편도 시간이 난다면 곧 번역해볼게요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