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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괴담] 보이스피싱레딧 번역 괴담/단편 2017. 2. 9. 19:53원출처
얼마전에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았어. 국세청같이 막 제대로 된 기관인 척 하는 것들 있잖아? 난 집전화를 유인용으로 써서 판매 전화나 자동응답 전화들은 다 거기로 전화하게 만들고 핸드폰 번호는 진짜 믿을 만한 사람들한테만 알려줘. 전화가 울렸을 때 난 집 청소 중이었는데, 걸려온 번호가 딱 봐도 가짜길래 일을 잠시 멈췄어. 욕조를 청소하던 일에서 정신을 좀 돌리기에 사기꾼 놀려먹기가 딱 좋을 것 같았거든. 전화를 건 사람은 놀랍게도 미국 발음을 따라하려는 인도인이 아니었어. 이 사람은 중서부 지방 발음을 흔들리지 않고 계속 썼는데, 진짜 거기서 온 것 같았어.
"안녕하세요, [웅얼거림] 국세청에서 전화드렸습니다. 저희 기록에 따르면 고객님 계정에서 잘 안 맞는 부분이 있어서 최대한 빨리 결제를 해 주셔야 합니다." 나는 그 사람이 읽고 있는 대본이 눈 앞에 보이는 것 같았어. "고객님이 사용 중인 신용카드 번호와 주민번호가 필요합니다."
"죄송한데, 처음에 뭐라고 하셨죠?" 난 이 사람이 마주해야 할 힘든 길을 상상하면서 씩 웃고 있었어.
그는 내가 자길 힘들게 하는 것마냥 한숨을 쉬었어. 난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말이지. "저희 기록에 따르면—"
"아뇨," 내가 끼어들었어. "당신 이름 말이에요. 잘 못 들었거든요."
"제 이름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당장 빚을 갚으셔야 한다구요. 지금 다른 라인에 911도 대기중이고 결제를 못 하시면 당장 체포되실 겁니다."
이 자식들이 꽤 대담한데, 안 그래? 난 좀 더 과장된 연기를 하기 시작했어.
"오 세상에, 내 세금이 뭐가 잘못됐을까? 난 그냥 직원들한테 성적인 협박을 했을 뿐인데, 그건 횡령으로 안 치죠, 네?"
"지금 협조하지 않으시면 체포할 때 위협 대상으로 취급받으실 겁니다."
"오 제발 제 막대한 부를 빼앗지 말아주세요, 전부 상품권으로 바꿔 놨다고요!" 난 울부짖었어.
전화를 건 사람은 다시 짜증에 찬 한숨을 쉬었어. "사모님, 국세청을 가지고 장난치시면 안 됩니다. 지금이 몇 년도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신께서 수호하실 2017년이죠," 난 최대한 극적으로 말했어.
그 사람은 갑자기 조용해졌어.
"장난치지 마십시오." 그는 겨우 말했어.
"왜요, 당신 시스템이 2000년도로 넘어가는 걸 까먹었나요?"난 물었어. "고장난 소프트웨어는 그럴 수도 있죠. 윈도우32 파일을 좀 지우세요, 그럼 다 고쳐질 거예요."
"사모님, 지금은 1985년이고 미국 정부에 체포될 상태에 계십니다. 협조하지 않으시면 경찰을 부를 겁니다.
그 말을 듣고 잠시 멈췄어. 이 사람이 뭘 하자는 거지?
난 좀더 파고들기로 했어. "환상을 깨서 미안한데요, 친구, 그치만 한 달쯤 전에 2017년이 됐거든요. 연예인들이 얼마나 많이 죽은지 보면 입증할 수 있죠."
그는 다시 조용해졌어. "그건...그건 말도 안 됩니다. 아니죠, 절 갖고 노는 거죠, 그건 범죄—"
"그러니까 당신은 1985년에 있다는 거죠?" 난 안락의자에 옆으로 드러누웠어. "가서 리건 대통령 좀 찾아줄래요? 나 대신 뺨 좀 쳐 주고?"
"증명해 봐요!" 그는 소리쳤어. "2017년인 걸 증명하라구요."
난 눈알을 굴렸어. "잘 들어요, 난 당신한테 아무것도 증명할 필요 없어요. 당신 내 돈을 가져가려고 사기치려는 중이잖아."
그의 불안한 숨소리가 들려왔어. "분명 바로 돌아갈 수 있다고 했는데. 내가 일만 한다면, 난 10년짜리 대출이 있다고, 젠장할!"
"당신 어디 있는데요, 북한 감옥?" 난 물었어.
"아뇨, 지옥이요." 그는 정말 담담히 말했어. 그냥 "사무실이요."나 "길 건너 있어요" 이런 말을 하는 것처럼.
"지옥에 있다고요?" 난 다시 물었어.
"그래요. 난 얼마 전에 여기 오도록 속아넘어갔어요. 그들이 말하길 내가 일을 좀만 하면, 바로 다시 보내준다고 했어요." 그는 수화기 멀리서 웅얼대기 시작했어. 몇몇 단어만 들렸는데, 거의 욕이었어.
"그래서, 지옥불 한가운데서 스팸 전화를 돌리기라도 한다는 거예요?"
"아, 아니요, 사실, 사무실 같이 생겼어요. 모든 게 회색이죠. 컴퓨터 스크린마저도요. 뭘 읽으려면 눈을 엄청 찌푸려야만 보여요. 처음엔 좀 안심했는데, 이젠 차라리 지옥불이 더 나을 것 같아요. 누굴 볼 수도 없고 말을 걸 수도 없어요. 그저 번호를 받아서 전활 걸 뿐이죠."
그는 주절대는 게 누구랑 대화하는 거 자체로도 행복해하는 것 같았어. 진심으로 느껴졌다고. 빠른 속도로 소름이 끼치기 시작했어.
"그래서 지옥이 당신더러 사람들 돈을 뜯어내길 원하는 거예요?" 난 일어서서 걸어다니기 시작했어. "사탄이 파산하기라도 했나요?"
"아뇨. 그냥 사람들을 절박하게 만드는 거예요. 돈이 없는 사람들은 지옥에 갈 만한 짓을 하곤 하거든요. 마치 제 전에 있던 남자처럼요. 누군가 그 사람의 제대군인 혜택을 갖고 협박했대요. 그는 내 신용카드 정보를 빼갔고 내 돈을 되받기 위해선 그 사람의 남은 시간을 채워야 한다고 했어요. 전 그러겠다고 했고 뭐..이렇게 됐죠."
너무 세세하게 말하니까 기분이 이상했어. 그는 말하면서 멈추거나 더듬지도 않았다고.
"그렇게 나쁘진 않아요. 그러니까, 전화로 그렇게 사랑받지는 못하지만,"그는 계속했어. "그래도 모든 게 전부 회색이라니까요. 제가 여기 있던 지 얼마나 지난 지는 모르겠지만, 지루함 때문에 더 길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전 여기 온 후로 뭘 먹거나 화장실에 간 적도 없어요. 그러고 싶던 적도 없고요. 그걸 보면 여기 온 지 너무 오래되진 않은 것 같기도 ㅎ요. 하지만 당신 말을 들어보니..."
이쯤 되니 나도 재치있게 받아칠 말이 생각나지 않았어. 이 사람 지금 뭐 하는 거지? 보통 사기꾼들은 들키자마자 바로 끊어 버리잖아. 이 사람은 왜 이 얘기를 믿게 만드려고 했던 걸까?
"그들이 별로 안 걸릴 거라고 했어요. 시간이 술술 날아갈 거라고. 바로 돌아갈 거라고. 그들이 그런 걸로 거짓말을 하진 않았겠죠?"
"누가요," 말이 불쑥 튀어나왔어. "지옥이요? 그쵸, 지옥이 정직하기로는 유명하죠."
"하지만 전 한 짓도 없다구요. 날 여기 계속 잡아둘 순 없어요! 난 여기서 일하면서 그들한테 좋을 짓만 했다고요. 그들이 저한테 빚진 거예요."
"그래요? 근데 그렇게 들리진 않네요."
그는 내 말을 듣지도 못한 것마냥 계속 주절댔어. "계약서를 썼어야 했어. 내 계약은 얼마나 남은 건지도 모르겠잖아. 잠깐..."
난 숨을 참았어.
"당신이 내 남은 시간을 맡아줄 수도 있겠죠, 안 그래요?" 말투에서 희망이 묻어났어. "당신은 할 일도 없어 보이는데요, 토요일 한낮에 전화를 다 받고 말이에요! 당신이 날 도와 줄 수도—"
난 팔에 스프링이 달린 것처럼 수화기를 빠르게 내려놨어. 그리곤 코드도 뽑아 버렸어.
집 전화선을 아예 끊어 버릴까 해. 물론 그렇게 하면 내 개인 전화번호를 훨씬 더 신중하게 다뤄야 하겠지만, 핸드폰으론 전화 차단하는 앱들도 깔 수 있잖아.
이제 모르는 전화는 절대 안 받을 거야. 그건 확실하지. 뭐가 더 기분나쁜 건지 모르겠어, 누군가 그렇게까지 거짓말을 부풀려서 할 수 있다는 사실...
아님 그게 거짓말이 아닐 수도 있다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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