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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괴담] 유일한 해결책레딧 번역 괴담/단편 2018. 1. 25. 05:05원출처
그 애의 얼굴이 화면에 보일 때마다, 손가락이 꽉 쥐어진다. 마치 그 조그만 몸에서 생명을 쥐어짜내는 걸 연습하는 것 같다. 그리고 그건 곧 현실이 될 거다. 드디어.
소년을 지켜본 지도 몇 년이 지났다. 신생아에서부터 유아기를 거쳐 초등학생이 된 지금까지.
그 애는 웃음이 많다. 순수하고도 명랑한 심장을 가졌다.
나는 그 심장을 멈추고야 말 것이다.
가장 최근의 발견을 통해 나는 화면을 넘어 소년이 자고 있는 방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되었다.
기술을 다 연마하지 못해 거기에 실제로 갈 수는 없지만, 그건 곧 가능할 것이다.
지금은 그저 내 정신만 이동하는 거다. 나는 소년의 침대 위로 날아가고는 그 앨 내려다 보았다.
나의 증오가 끓어올랐고, 순간 나는 소년이 내 존재를 알아차린 줄 알고 두려웠다.
그 애가 눈을 번쩍 뜨더니 히익 하고 숨을 참았기 때문이다.
만약 소년이 날 감지한 게 맞아도, 뭔지 알아차리진 못했을 거다. 아마 그냥 악몽이겠거니 생각했겠지.
그 애의 눈꺼풀이 점점 무거워지더니 다시 잠이 드는 걸 지켜봤다. 그 눈이 다시는 뜨이지 않는 상상을 하며 내 육체는 씩 웃었다.
그러한 조우들을 가지는 동안, 아내가 참 그리웠다.
내 일생의 사랑을 저렇게 평온히 자고 있는 끔찍한 생물에 의해 빼앗겼단 말이다.
그 애는 나중에 커서 자기가 어떤 괴물이 될 지 전혀 모른다.
누가 날 멈추기 전까지 소년의 얼굴을 몇 번이나 찌를 수 있을까 생각하는 도중, 사랑하는 아내에 대한 기억들이 부드럽게 밀려왔다.
어제, 드디어 내 실험에서 놓쳤던 부분을 풀 수 있었다.
처음 몇 년간은 화면밖에 볼 수 없었다.
1년 전에는, 정신 이동의 문제를 풀어냈다.
그리고 지금, 드디어, 나는 시간 간격 사이를 물리적으로 연결시킬 수 있다. 내 정신과 육체가 함께 건너갈 수 있다.
나는 침대에 누운 살인마 위에 힘차게 설 수 있을 것이다. 소년의 힘은 나의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겠지.
그 애가 날 보고 소리를 질러도, 전혀 상관이 없다. 구해줄 사람들은 너무 멀리 있을 테니까.
아내를 세상에 다시 불러오기 위한 잠깐의 여행을 준비하면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어떻게 할지 상상하니까 가학적인 즐거움으로 내 얼굴이 환히 빛난다.
어떻게 그녀의 살인마를 없애 버릴지 말이다.
내가 항상 상상했던 것처럼 목을 조를까?
그 부드러운 목을 베어 버릴까?
나중에 내가 사랑하는 여자를 죽일 결정을 내릴 그 뇌를 조각내서 그걸로 베개를 꾸며 줄까?
뭐든지 가능한 얘기다. 가장 중요한 건 소년이 무조건 죽어야 한다는 거다.
어떤 상황이 됐든, 그 애가 자라서는 안 된다.
이 마지막 순간, 나의 희열은 달콤하면서도 씁쓸하게 변해 있다. 이게 다 끝나면, 내 사랑은 돌아와 있을 것이다. 그녀의 인생은 아무렇지 않게 다시 이어질 거다.
하지만 아내는 절대 모를 것이다. 그녀는 내가 거치는 희생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할 거다.
그녀의 죽음은 사고였다 -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자기 중심적이며 건방진 젊은 과학자의 끔찍하고도 경솔한 실수.
하지만 그 사고는 다시 되돌려질 것이다. 몇 초 후면, 나는 시간을 되돌아가 그 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도록 만들 거다.
전부 마치고 나면 그녀가 어딘가에서 안전하게 다시 나타날 거라는 생각이, 그 어린아이를 죽이는 일을 훨씬 낫게 만들어 준다.
나의 아내가 나를 절대 모르게 된다고 해도.
나의 존재가 영원히 사라진다고 해도.
이제 갈 시간이다. 정말 열심히 노력한 일이 드디어 결실을 맺게 된다. 이 메모가 남겨져서, 11살 이후 내 인생의 유일한 기록으로 남기를 바란다 -- 미래의 나 자신에 의해 살해당한 나이 11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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