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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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괴담] 내 이름은 릴리 매드윕이야 [7]레딧 번역 괴담/시리즈 2019. 6. 25. 03:09
원출처 내 이름은 릴리 매드윕인데 내 뇌에는 아무 문제가 없어. 병원 접수 데스크에 앉아 있는 파마머리 할머니가 날 보고 미소를 지어. “릴리, 예쁜 이름이구나. L이 한 번 들어가니, 두 번 들어가니?” 무슨 질문이 저래? L이 한 번밖에 없다면 ILY(일리)가 돼 버리잖아. 그럼 맨날 아픈 애인 것처럼 들릴 거라고. 5학년에서 가장 아픈 아이, 일리 매드윕이 온다! 일리 매드윕만 보면 토할 것 같아! 나는 할머니한테 이름을 다시 말해 줘. 어쩌면 나이 때문에 귀가 잘 안 들리는 걸지도 몰라. “릴-리 라구요.” 할머니가 고개를 끄덕여. 할머니는 커다란 안경을 쓰고 있어. 안경이 왜 저렇게 큰 걸까? 할머니 눈의 두 배는 되는 것 같아. 심지어 안경을 눈에 정확히 맞추고 있는 것도 아니고, 코 중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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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괴담] 내 이름은 릴리 매드윕이야 [6]레딧 번역 괴담/시리즈 2019. 5. 30. 02:28
원출처 내 이름은 릴리 매드윕인데 우리 엄마아빤 악마야. 둘 다 말야. 사탄이 반으로 갈라져서 두 사람이 된 것 같아. 그리고 그 둘이 지구에 와서 “우리 아기 만들자.” 하고는 나를 낳아놓고 “이제 괴롭혀주자!” 한 것 같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뭐 로저를 먼저 낳았긴 하지. 근데 로저를 괴롭힌 적은 없어. 엄마아빠는 로저한테 드럼세트를 사줘서 우릴 괴롭히도록 했어. 어쩌면 로저도 사탄이었는지도 몰라. 사탄이 세 명으로 갈라진 거지. 로저가 태어나는 걸 난 본 적이 없으니 분명 가능성 있는 얘기야. “릴리, 파스칼은 어디 갔어?” 쟨 사탄이 아냐. 자말이지. 자말은 평소처럼 나랑 같이 버스를 타고 있어. 자말이랑 다른 남자애들 두 명은 우리 학교에 와서 같이 놀다가 우리 학교 애들이 수업에 들어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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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괴담] 내 이름은 릴리 매드윕이야 [5]레딧 번역 괴담/시리즈 2019. 5. 6. 18:51
원출처 내 이름은 릴리 매드윕인데 나는 죽음의 천사를 봤어. “어제 목욕은 했니, 릴리?” 저 사람은 죽음의 천사가 아냐. 우리 엄마지. 가끔 엄마도 죽음의 천사처럼 행동하긴 해. 아누비스처럼 행동할 때가 더 많지만. 아누비스는 이집트 전설에 나오는 신이야. 작년에 도서관에서 이집트 전설에 대한 커다란 책을 읽었어. 그 책은 정말 크고 컬러 일러스트도 있었어. 나는 컬러 일러스트가 너무 좋아. 나도 크면 일러스트레이터가 될지도 몰라. 아누비스는 머리 대신 개가 달려 있어. 개 한 마리가 완전히 달려 있는 건 아니고, 그냥 개 머리만 달려 있어. 머리만. 아누비스는 죽은 사람들을 데려가서 그 사람들 심장의 무게를 깃털이랑 같이 저울에 재. 심장이 깃털보다 가벼우면, 천국 같은 데에 가나 봐. 그런 시험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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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괴담] 여자친구 입 안의 머리카락레딧 번역 괴담/단편 2019. 4. 19. 01:08
원출처 그녀가 죽은 지 세 시간이 지났다. 방구석에 앉아서 노트북을 들고 이 글을 쓰면서도 믿기지가 않는다. 진짜가 아닌 것 같다. 아무것도 현실이 아닌 것 같다. 일주일 전만 해도 같이 휴가를 보내고 있었는데, 이젠... 이젠 이 일을 기록해야 한다. 그게 먼저다. 써 놓지 않으면, 아무도 믿지 않을 거다. 젠장, 나조차 나를 믿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눈을 감으면 그것이 아직도 보이지만, 내 뇌의 일부분은 전부 꿈이었다고 나 자신을 설득시키려 하는 것 같다. 그저 여자친구의 질병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끔찍하고 정신이 반쯤 나간 악몽을 꾼 것 뿐이라고. 하지만 악몽이 아니다. 꿈이 아닌 걸 알고 있다. 그리고 내가 이 일에 대한 기록을 남겨 두지 않는다면, 정말 간신히 잡고 있는 정신줄을 놔 버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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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괴담] 친구네 아빠에게는 수족관이 있었다레딧 번역 괴담/단편 2019. 2. 12. 21:04
원출처 내가 제이슨 워렌을 처음 만난 건 학교 조별과제에서 짝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쪽으로 이사간 지 몇 달 되지 않아 선생님이 조 편성 목록을 나누어 주었고, 내 옆에 앉은 아이는 이렇게 중얼거렸다. “행운을 빈다.” 내 귀에다 이렇게 속삭였다고. 제이슨은 교실 저 건너편에서 나를 소심하게 쳐다봤는데, 어딘가 연민이 느껴졌다. 벌레 취급 당하는 기분이 뭔진 나도 아니까. 제이슨은 긴장한 듯 내 눈을 피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쟤네 아빠 부자야. 완전 갑부라고.” 칼리가 입안에 점심밥을 가득 문 채 말했다. 밥보단 말을 질겅이면서. “그럼 좋을 거 같지?” 칼리는 눈알을 굴렸다. “근데 진짜 수상한 사람이야. 엄마아빠가 걔네 아빠한테 가까이 가지 말고 다른 애들한테도 그렇게 전해주라고 했어.” 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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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k 레딧] 레디터들의 짧지만 소름돋는 경험들 2레딧 번역 괴담/단편 2019. 1. 27. 05:50
※askreddit 은 레디터들이 질문과 답을 주고받는 서브레딧입니다. 픽션을 쓰는 노슬립과는 다르게 진짜 솔직하게 사담을 나누는 곳이기 때문에 실화일 확률이 높습니다. 물론 인터넷이니 일부는 주작일 확률도 당연히 존재하지만요! :) Q. 알렉사(aka에코닷) (kt의 지니 같은 아마존의 홈비서) 갖고 있는 레디터들은 소름돋는 경험 있어? 출처 1. 이번 추수감사절에 언니네 집에서 다같이 모였는데 언니한텐 알렉사가 있어. 우린 알렉사한테 오래된 노래들을 틀어달라고 하면서 놀고 있었어. 꽤 말을 잘 알아듣길래 감탄하고 있었지. 그런데 대화 도중 농담으로 알렉사라고는 안 말하고 그냥 "쟤가 세계정복 하는 거 아냐?" 했는데 알렉사가 노래를 멈추더니 "저는 세계를 정복하려고 하지 않아요." 라고 말하고는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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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괴담] 나는 천사들의 마을에서 자랐다레딧 번역 괴담/단편 2019. 1. 18. 05:54
원출처 말도 안 되는 소리인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설명할 기회를 주면 고맙겠다. 이 글은 가볍게 쓰는 글이 아니다. 내가 어른이 되고 나서 계속 고생하며 얻어낸 사실을 적은 것이니까. 지금 생각해 보면 증거는 항상 내 눈앞에 있었지만, 천국과 지옥이 그저 기분좋은 추상적 개념이라고 생각하기 위해 그것들을 무시해 왔던 것 같다. 그런 건 중년을 지나 노년을 바라볼 시기에야 진지하게 생각해 볼 것들이니까. 아마 정신과 의사들조차 그게 단순한 것이 아니었다는 걸 알고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그들은 내 망상들이 '트라우마'에 의해 만들어진 거라고 했지만, 그걸로 선명하고 완벽한 내 기억을 설명할 순 없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엔젤튼'이라고 이름지어진 그 완벽하고 작은 마을. 결국 약물들로 인해 내 기억력이 나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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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괴담] 잊혀진 시간 2레딧 번역 괴담/시리즈 2019. 1. 11. 03:46
원출처 조니가 가방에 훔친 물건을 잔뜩 넣어 와서 학교에서 팔 때면 나는 항상 걱정에 휩싸였다. 이젠 노트북을 사서 이베이 아이디까지 만들고는 수집가들에게 포장도 안 뜯은 골동품을 팔며 큰 수익을 내기 시작했던 거다. 조니는 이미 위험을 알고도 스스로 감수하는 거라고 생각하려고 애썼지만, 사실 조니는 자기가 어떤 위험을 감수하는지 잘 몰랐다. 그 유령한테 잡히면 어떻게 되는지는 알 길이 없었고, 그런 위험한 곳에 계속 가게 내버려 두는 게 마음이 편치 않았다. 세상에서 가장 나쁜 친구가 된 기분이었다.나는 항상 조니를 지켜주는 친구였다. 작고 마른 조니 레이진을 괴롭힌다면 키 크고 재빠른 루이스 벨몬트가 당장 달려와서 혼내줄 거라는 걸 모든 애들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조니는 이제 학교의 못된 애들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