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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k 레딧] 레디터들의 짧지만 소름돋는 경험들 2레딧 번역 괴담/단편 2019. 1. 27. 05:50※askreddit 은 레디터들이 질문과 답을 주고받는 서브레딧입니다. 픽션을 쓰는 노슬립과는 다르게 진짜 솔직하게 사담을 나누는 곳이기 때문에 실화일 확률이 높습니다. 물론 인터넷이니 일부는 주작일 확률도 당연히 존재하지만요! :)
Q. 알렉사(aka에코닷) (kt의 지니 같은 아마존의 홈비서) 갖고 있는 레디터들은 소름돋는 경험 있어?
출처
1.
이번 추수감사절에 언니네 집에서 다같이 모였는데 언니한텐 알렉사가 있어. 우린 알렉사한테 오래된 노래들을 틀어달라고 하면서 놀고 있었어. 꽤 말을 잘 알아듣길래 감탄하고 있었지. 그런데 대화 도중 농담으로 알렉사라고는 안 말하고 그냥 "쟤가 세계정복 하는 거 아냐?" 했는데 알렉사가 노래를 멈추더니 "저는 세계를 정복하려고 하지 않아요." 라고 말하고는 다시 아무렇지도 않게 노래를 틀었어. 우린 서로를 쳐다보고는 좀 겁에 질려했지. 알렉사 그년 못 믿어;
2.
1년 전쯤에 알렉사가 갑자기 어린애 웃음 소리를 내서 사람들을 전부 떨게 만든 사건이 있었지.
나도 진짜 무서웠어. 내가 정신이 나간 줄 알았다고.
기사 (중간에 동영상이 나옵니다. 기사 내용은 대충 알렉사가 아무도 말을 걸지 않았는데 밤중에 혼자 웃거나 해서 사람들이 점점 무서워했고 결국 아마존이 오류를 수정했다고 합니다.)
3.
알렉사는 부엌에, 나는 거실에 있었어. 속이 쓰려서 소파에서 자려고 하고 있었지. 겨우 잠이 들락 말락 하던 순간, 부엌으로부터 커다란 웃음소리가 들려왔어. 에 헥 헤 헥 헥. 이엑 엑 헥 헥 흐에에에에에엑. 마지막 웃음은 거의 웃다 죽어가는 사람 소리 같았어. 덕분에 잠은 확 깨 버렸지.
한번은 친구 집에 가서 대화를 하다가 "그 레스토랑에서 다시 밥을 먹느니 죽고 말지." 이런 말을 했어. 알렉사는 방 건너편 구석에 있었는데 갑자기 그게 최대 볼륨으로,
"평소엔 잘 느껴지지 않더라도 항상 주변에는 도움을 구할 곳이 있답니다. 자살방지센터에 전화하고 싶으시다면..."
나는 알렉사 이름을 말해야만 알렉사가 우리 말을 들을 줄 알았어...
4.
난 누가 자기 알렉사에 귀신이 씌였다면서 줘서 갖고 있어.
조용한 방에서 혼자 "죄송합니다,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했어요." 라고 말한다던가, 걔는 뉴욕에 사는데 갑자기 신시내티 날씨를 알려준다던가 (아무도 안 물어봄), 아님 가끔 걔 연락처에서 한 명을 골라 전화를 거시겠냐고 제안한다던가. 그 연락처의 이름은 항상 S로 시작했다고 해. 나한테 주게 된 계기가 된 건, "자폭 비밀번호 입력되지 않음. 자폭 취소." 이런 말을 해서였다고 해.
암튼 그래서 내가 갖고 있는데 나한텐 정말 한 번도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어. 결론은 알렉사에 귀신이 씌인 게 아니라 걔네 집에 귀신이 씌인 것 같아.
Q. 존재해서는 안 될 것만 같은 장소에 갔던 실제 경험 얘기해줘!
출처
1.
나랑 작은형이 10살 12살 정도 됐을 때 우리 가족이 집 근처 공동묘지를 지나서 숲으로 들어가는 길로 하이킹을 간 적이 있어.
(형들이랑 나는 이쪽 숲을 매일같이 탐험하곤 했어. 캠핑도 한 적이 있고. 거길 눈 감고도 다닐 수 있을 정도였다고.)
어쨌든, 우리가 골짜기 중간즘에 자주 가던 장소에 도착했을 때 작은형이랑 나는 곧 돌아온다고 말하고 골짜기 위쪽으로 더 올라갔어.
우린 전에 본 적 없는 되게 큰 언덕을 마주치게 됐어. 그곳은 누군가가 전 재산을 털어놓은 것처럼 물건들로 난장판이 되어 있었어. 집 하나를 통채로 뒤집어서 탈탈 털어놓고 가 버린 것 같았다고. 나무들에는 누군가가 벌목을 할 거라는 표시인 X자들이 여기저기 칠해져 있었어. 여기저기 뒤져보고 있는데 엄마가 우릴 부르는 소리가 들렸어. 방향을 돌려서 언덕 밑으로 한 20걸음 걸었나? 해서 부모님이 있던 곳으로 돌아갔어. 그 모든 건 우리 생각엔 45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어.
엄마가 우릴 보자마자 우린 엄청나게 혼났어. 우리가 사실 4시간이나 사라졌었다는 거야. 엄마는 우리가 언덕을 올라가는 거 자체를 본 적이 없고, 20걸음 떨어진 언덕이 아닌 골짜기 옆으로 쭉 뻗은 길을 따라서 내려가는 것만 봤대. 엄마, 아빠, 그리고 큰형은 네 시간이 넘게 숲속에서 우리 이름을 부르며 샅샅이 뒤졌는데 우리 뒤꽁무니도 못 봤다는 거야.
우리는 사정을 설명하면서 엄마한테 그 언덕을 보여주려고 했어. 엄마가 장난치는 거겠지 하고. 그래서 우린 언덕 쪽을 향해서 다시 발걸음을 돌렸는데.... 그곳이 사라져 있었어. 그 후 우린 그 숲을 몇 년이고 돌아다니면서 그 언덕을 찾으려 애썼어. 보이는 거라곤 넓디 넓은 숲들 뿐이었지. 우리는 커가면서 그곳의 지도까지 만들었어. 지금까지도 그 언덕은 존재하지 않아. 다시는 찾지 못했지. 언덕에 널부러져 있던 이상한 가구들, 장난감, 옷가지들, 그리고 다른 집안 잡동사니들... 그 언덕에 대해 아는 사람도 본 적이 없어.
우리가 생각보다 너무 멀리 돌아다녔던 거겠지. 그치만 우리가 그 언덕을 다시는 찾지 못했다는 건 항상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2.
수년 전에 나랑 절친 두 명이랑 같이 당일치기로 웨스트 버지니아 남쪽의 스노슈에서 산악자전거를 타러 가기로 했어. 이땐 GPS가 상용화되기 훨씬 전이었기 때문에, 우린 대충 알아온 길이랑 오래된 지도에 의존해 있었는데 결국 완전히 길을 잃어버리게 됐어.
가는 도중에 되게 작은 마을에 다다르게 됐는데, 길을 물어볼 수 있지 않을까 했어. 근데 마을이 완전히 텅 빈 거야. 진짜 한 사람도 안 보였다고. 우린 트럭을 세워두고 사람을 찾으러 흩어져서 돌아다니기로 했어. 이때는 오전 9~10시쯤 됐었기 때문에 완전 새벽은 아니었어. 그런데도 우체국에도 아무도 없고, 마을에 하나밖에 없는 술집도 문이 열려 있길래 들어가 봤는데 노래만 나오고 아무도 없었어. 길거리의 모든 상점을 여기저기 다 들어가고 거의 25분간 걸어다닌 끝에 드디어 늙은이 한 명을 만날 수 있었어. 마을 한가운데서 갑자기 나타나서 걸어다니고 있었지. 우리가 제일 먼저 물어본 건 우리가 가는 곳에 대한 방향도 아니었어. "대체 다들 어딨는 거예요" 였지. 늙은이는 "여기 사람들은 대체로 정오까지는 잘 안 일어나는 것 같소" 라고 대답했어. 스노슈에 가는 방향도 물어봤더니 늙은이는 우리가 온 도로를 가리키면서 저쪽으로 10마일쯤 간 후에 우회전을 하면 주 경계선이 보일 거라고 했어. 그리고 나서 우린 재빨리 빠져나갔어. 뭔가 불쾌한 감이 들었거든.
마을을 떠나고 5마일쯤 가고 있는데 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은 여자가 긴 직선도로 한 가운데서 정지 표지판을 들고 서 있었어. 우리가 가까워지자 그분이 표지판을 "천천히"에서 "정지" 로 바꿨지. 우린 무슨 일이냐고 물어봤고 그분은 앞쪽에서 도로 정비를 하고 있다고 했어. 우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얘기했고 그분은 그냥 웃으면서 그 마을 사람들이 원래 이상하니까 그냥 넘기라고 했지. 그래서 우린 그냥 반대편에서 차량들이 올 때까지 기다리며 그분과 대화를 나누었어. 거의 45분에서 한 시간동안이나 잡담을 한 것 같아. 이야기하는데 정신이 팔렸지. 그런데 그 도중에 반대편이나 우리 뒤쪽에서 오는 차는 단 한 대도 없었어. 한동안 얘기하다 결국 그분이 "이제 도로가 열린 것 같으니 가 보시라" 고 얘기했고, 표지판을 다시 "천천히"로 바꾸면서 가라는 손짓을 했어. 우린 쭉 직진했는데, 한 방향으로 난 도로를 30마일쯤이나 가는데도 도로 정비 현장이나, 도로공사 직원이나 뭐 그런 건 전혀 보이지 않았어. 그분도 옆에 차를 세워두거나 하진 않았기에 우린 다른 직원들이 그분을 태워다가 거기에 내려줬다고 생각했는데 말야. 그 마을과 도로공사 직원을 마주하고 나자 더 이상 못해먹겠다는 생각이 들어 우린 그냥 집에 가자고 결정했어. 주 경계선을 찾자마자 바로 북쪽으로 넘어가서 집에 갔지. 우린 셋 다 지금까지 그 상황을 세세하게 기억하고 있어. 한 세 달 전쯤에도 결혼식에 갔다가 친구한테 그 얘길 했는데 친구는 아직도 엄청 무서워하더라고.
3.
친구들이랑 같이 일리노이에서 시카고로 드라이브하던 도중에 타코벨에 들렀어. 근데 직원들이 되게 이상하게 행동하는 거야. 말하는 톤도 엄청 일정하고 무슨 미리 연습한 대사를 치는 것 같았어. 꽤 바쁜 가게였는데 앉아서 먹다 보니까 뭔가 이상한 점이 느껴져서 친구들이랑 한순간 서로 눈을 마주쳤어. 우리 주변에서 들리는 대화들이 전부 말이 안 되는 거야. 사람들이 영어로 대화하긴 하는데 문장들이 다 말이 안 된다는 거지. 그냥 서로 단어들만 내뱉는 거 같았어. 우린 다들 별말 없이 모르는 척 하다가 서로 똑같은 점을 눈치챘다는 걸 확인하고는 잽싸게 도망나와 버렸고. 우린 농담조로 그곳을 'npc양성소'라고 불러. 사람들이 다들 진짜가 아니거나 인간이 되기 위한 연습을 하고 있는 것 같았거든. 지금 생각해도 소름끼쳐.
4. (안무서운데 흥미로워서 가져왔어요)
브리티시 컬럼비아에서 트럭을 몰고 다니면서 탐험을 되게 많이 했었어. 버려진 건물들이나 오두막들을 많이도 찾았었는데 가장 멋있었던 곳은 친구가 보여준 곳이었어. 숲속 깊은 곳에 버려진 작은 히피 마을이었지. 되게 특이한 건물 디자인들이 많았는데, 어떤 건 방주처럼 생기고 어떤 건 12미터쯤 되는 원뿔형 알루미늄 집이었어.
딱 봐도 건축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지은 게 분명했지만 창의력과 의도는 정말 대단했어. 거기서 되게 이상한 물건들을 많이 찾았는데, 심지어 내가 1년 전에 도둑맞은 자전거처럼 보이는 것도 찾았어.
사진도 찍었는데 올려볼게.
https://m.imgur.com/gallery/5Ko6q (*무서운 사진 없어요!)
사진 설명: 이 지역에 대해 조사를 좀 해봤는데 이 모든 건 백 년도 넘은 공동묘지 위에 지어진 거래. 묘비를 두어 개 발견했는데 뭐라고 써있는진 잘 안 보였지만 그 중 하나에는 1908이라고 써 있었어. 여기 살던 거주민들에 대해서는 정확히 모르지만, 70년대에 히피들이 다같이 살았다는 추측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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