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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딧 괴담] 지난 두 밤 동안 뒷마당에서 남자를 봤어 5 (끝)
    레딧 번역 괴담/시리즈 2017. 3. 12. 06:27

    원출처




    미안하게 됐지만 이제는 그만할 때가 된 것 같아. 부모님도 집에 오셨고 경찰이랑 이웃들도 내가 떠난 후론 그새낄 본 적이 없다고 해. 난 지난 며칠간 도로 위만 떠돌았는데 이젠 그만 도망다니고 싶어. 부모님은 이제 권총을 구해왔다고 했고 난 빨리 집에 가서 내 침대에서 자고 싶고 이 모든 거에서 벗어나고 싶어.

    내가 혼자 피해망상에 찌들어 있던 건가 싶어. 이 남자는 그날 밤 이후로 딱히 내 앞에 나타난 젓도 없고 나한테 보낸 영상은 그냥 처음 이틀밤 동안 찍은 걸수도 있어. 모르겠다. 어쩌면 내가 너무 유난법석을 떠는 게 문제였을 수도. 아마 그냥 이새낀 미친 도둑놈일 수도 있고, 우리집이 다른 사람 집인줄 알고 왔을 수도 있고, 잘 모르겠어.

    톰이랑 나는 차로 달리다가 쉬었다가 하고 있는데 멈출 때는 음식을 사거나 화장실에 갈 때 뿐이야. 많은 댓글쓴이들이 나더러 레딧을 그만하거나 직접 나서서 스토커에게 맞서라고 했지.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까 레딧에 이 모든 일을 기록하는 건 나쁜 생각이었던 것 같아. 그 스토커가 이용해먹을줄 어떻게 알고. 그치만 더 중요한 건 난 계속 이새끼한테서 도망치고 숨기밖에 안 했단 거야. 이제 내가 직접 마주할 때가 온 것 같아. 이제 이새낄 찾거나 연락을 해보려고 하진 않을 건데, 만약 우리 집을, 우리 가족을, 나를 찾아와서 공격하려고 한다면, 그새낀 하늘나라로 가게 될 거야.

    하지만 오늘은 그 세븐일레븐 알바를 찾아가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해서 같이 만나러 가기로 했어. 그냥 그 사람이 아니라고 확실히 하고 싶었고든. 우린 세 시간 전 오후 8시쯤 세븐일레븐 앞에 주차했어. 아래는 내가 기억하는 대로의 대화 내용이야.

    톰: 저사람 맞아?

    나: 어 쟤 맞아. 그냥 들어가서 질문 몇 개만 해보자. 좀 겁준 다음에 반응을 한번 봐야겠어.

    톰은 뒷자석에서 권총을 집어들고는 바지춤에 넣었어.

    나: 야 총까지 필요해? 이사람 맞는지 아닌지도 모르는데 막 총 꺼내서 너무 기겁하게 만들 필욘 없잖아.

    톰: 그냥 예비용으로 들고 가는 거야. 진짜 저사람이면 조심해야 되잖아.

    그리고 그렇게 톰은 총을 들고 차에서 내렸고 나도 따라갔어.

    들어가자마자 그 사람이 물었어.

    알바: 안녕 친구들 오늘 하루 어때요?

    우리 둘 다 굳은 표정으로 쳐다보니까 알바가 말했어.

    알바: 왜 그래요 둘 다, 왜 기분이 나빠요?

    난 톰을 쳐다봤고 톰은 알바를 쳐다보더니 물었어.

    톰: 날 좋죠, 안 그래요?

    알바가 좀 긴장하면서 식은땀을 흘리는 게 눈에 보였어.

    계산원: 당신 바지에 총이 있는 걸 모른척할 수가 없네요. 되게 괜찮은 총이네요, m1911 콜트 맞죠? 우리 아빠가 그걸 하나 갖고 있었거든요.

    우린 계속 알바생의 눈을 쳐다봤어.

    나: 맞아요 꽤 날이 좋죠. 당신은 어때요, 좋은 하루 보내고 있어요?

    난 계산대 바로 앞으로 다가가서 얼굴을 마주봤어.

    나: 뭐 하나만 물어봐도 돼요?

    알바생이 침을 삼키고 기침을 했어.

    알바: 어, 그래요 뭔데요?

    나: 혹시 여기 일하러 올 때 운전해서 와요?

    알바생: 아, 하하.. 아뇨, 제 친구가 같이 태워다 주고 가요.

    난 톰을 쳐다봤고 톰은 알바를 바라봤어.

    톰: 우리한테 거짓말하진 않는 게 좋을 겁니다.

    알바가 드디어 예의바르던 태도를 버리고 말했어.

    알바: 저기요, 전 나쁜 일에 엮이고 싶진 않아요, 만약 가게 돈을 털러 오셨다면 제 알 바는 아니에요. 전 그냥 여기서 일만 할 뿐이라구요. 돈을 원하면 그냥 가져가세요.

    나: 우린 여길 털려고 온 게 아니예요, 그냥 괜찮다면 질문 몇 개만 하고 싶군요.

    알바는 팔짱을 끼곤 말했어.

    알바: 좋아요, 뭔데요?

    나: 일은 언제 마치세요?

    알바: 보통은 새벽 세 시쯤요. 친구들, 진짜 이게 다 뭐예요? 혹시 사복 경찰이라도 돼요?

    나: 혹시 지난 이틀밤동안 일하면서 회색 폭스바겐을 본 적이 있어요?

    알바: 어, 사실 봤어요. 당신 왔던 날 바로 뒤따라왔던 남자가 있었어요.

    나: 뭘 사갔나요?

    알바: 연초담배랑 씹는담배를 사갔어요. 별 말은 안 했지만 긴 밤이 될 것 같다고 말했어요.

    톰: 신분증을 확인했겠군요?

    알바: 네 그랬죠

    나: 이름 기억나요?

    알바: 네이썬 실버스타인인가..뭐 그 비슷했던 것 같은데.

    나: 닉 설리반?

    알바: 세상에, 바로 그건 거 같아요. 당신한테 무슨 연관이 있나요?

    톰: 당신 신분증을 볼 수 있을까요?

    알바는 우리한테 신분증을 보여줬는데 결백한 사람 같았어.

    나: 좋아요, 시간 내 줘서 고마워요. 경찰이 와서 그날 밤 감시카메라 영상을 보여달라고 할 수도 있는데 무튼 도와줘서 고마워요.

    우린 바로 떠났고 그게 다였어. 그렇게 도망다니고 나서야 드디어 좀 그럴듯한 단서를 잡았지. 경찰한테 전화했더니 이제 감시카메라 영상을 확인한다고 해. 드디어 유력한 증거가 생겨서 다행이야. 이젠 집에 갈 수 있어.

    톰은 지난 이틀 동안 너무 좋은 친구가 돼 줬어. 이렇게 힘든 상황에서도 계속 내 옆을 지켜 줬고 난 평생 잊지 못할 거야. 하루종일 돌아다니고 나서야 톰은 자기 여자친구가 자길 엄청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그 말을 들으니까 더 마음이 안 좋더라. 결국 이제 각자 갈 길을 가야겠다고, 집에 가서 쉬라고, 위험에 빠뜨려서 정말 미안하다고 했어. 톰은 나한테 걱정 말라고, 목숨을 걸긴 했지만 꽤 재밌는 경험이기도 했다고 말해줬어. 나는 톰의 걱정거리들을 돕기 위해 돈을 좀 줬어. 이제 여자친구 집에 가서 이 일이 완전히 풀릴 때까지 잠시 지낸다고 해.

    더 이상 도망가거나, 두려워할 일도 없고, 스토킹도 없을 거야. 드디어 해방이라구. 빨리 집에 가서 가족을 만나고 안전하게 지내고 싶어. 다들 며칠 동안 응원해줘서 고마워. 진짜 많은 위안이 됐어.

    부모님한테 이제 집에 와도 안전하다는 문자가 왔어. 전화해 보니까 모든 게 정상처럼 들렸어. 아빠가 엄말 바꿔줬을 때 엄마는 좀 지나치게 걱정되고 혼란스러워 보이긴 했지만 말야. 엄마한테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까 그냥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래" 라고 하곤 "어서 집에 와, 보고 싶다." 라고 했어. 부모님한테 뭔가 죄송하더라, 이상하게 이 모든 상황에 대해 나 자신을 탓하게 되는 것 같아. 만약 부모님들이 이 스토커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면 완전히 나랑만 관련된 일이잖아. 우리 가족을 괴롭힐 만한 일을 하도록 내가 이 남자한테 무슨 짓을 한 게 분명해.

    톰은 방금 떠났고 나는 스타벅스에서 이 마지막 글을 쓰고 있어. 우버를 불러서 곧 집에 갈 거야. 혹시 이 새끼가 잡히면 뉴스기사 링크라던가 뭘 써주긴 하겠지만 정말 이게 마지막 글이야.

    계속된 조언과 응원 고마웠어. 다들 행복해라.



    오전 12시 12분 업데이트: 방금 집에 도착했는데 진입로에 차는 없어. 아주 살짝 걱정된다. 부모님한테 전화할 거야.

    12시 14분: 부모님이 전화를 안 받아. 지금 차고 문을 열 거야.

    12시 16분: 부모님이 차고 비밀번호를 바꿨나봐. 계속 문을 두드리는데 아무도 안 열어줘.

    12시 18분: 진짜 존나 춥다 ㅋㅋㅋ

    12시 21분: 내 방 창문에 불이 켜졌어. 무조건 집에 있는게 분명해.

    12시 24분: 다들 좋은 하루 보내세요!

    12시 34분: ㅋㅋㅋㅋㅋㅋㅋㅋㅋ얘들아 장난이야 진정해

    12시 35분: 계속 업데이트할 거야 얘들아 계속 계속.

    12시 38분: 여러분 3시 24분까지만 기다려요!

    결국 끝에는 모든 게 좋게 풀렸어요!

    이런 일은 정말 중요한 거 알죠!

    행복한 우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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