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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딧 괴담] 태평양에 뭔가가 있다
    레딧 번역 괴담/단편 2017. 5. 2. 08:34

    원출처



    수년간, 태평양 수면 아래 깊고,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계속 울려오고 있었다. 그것이 시작된 것은 1991년 8월, 태평양 해양 환경 연구소에서 음성 탐지기를 처음 켰을 때부터 시작되었다. 바로 그 처음 1초부터, 그 소리는 거기 있었다. 이상하고, 소름돋고, 설명할 수 없이 말이다. 그들은 그것을 업스윕(Upsweep) 이라고 불렀다. 소리를 빠르게 돌려보면 점점 음정이 높아지고 있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처음 그것을 발견했던 순간부터 그 소리는 계속 지속되었다. 매년 비슷한 시기에 음정을 높이며, 여전히 전처럼 이상하고 설명할 수 없이. 수년간 그것은 비교적 일관성있게 지속되었는데, 세기와 크기만 아주 조금씩 줄어들 뿐이고 기묘함은 여전했다. 하지만 어제, 어제 모든 게 바뀌었다. 어제 우리가 알던 세상은 전부 바뀌어 버렸다.

    나는 NOAA (국립 해양 기상 관제부)에서 거의 10년간 해양 지질학자로 일해 왔고 항상 업스윕에 대해 굉장한 흥미를 가지고 있었다. 공식적으로 진행한 프로젝트 중 하나로써 연구했을 정도였다. 업스윕은 날 혼란스럽게 만들고, 내 상상력을 자극시키며, 밤새 고민하도록 만들었다. 새벽 두 시에 걸려온 전화를 받을 수 있던 것도 그것 때문이었다.

    "파이크 박사님?"

    "ㄴ-네," 나는 숨을 들이쉬고 앉으며 불을 켜곤 환한 빛에 눈을 찡그렸다.

    "깨워서 죄송합니다. 나중에 다시 전화드릴까요?"

    "아뇨...그런데, 누구시죠?"

    "죄송합니다, 저는 맷 밀러라고 합니다. 저는 해양/기후 연구 연합기관-JIMAR-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려드리기 위해 박사님께 전화하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무슨 일이죠?" 몸을 기울여 안경을 집고는 손가락으로 펴서 얼굴에 밀어 끼웠다.

    "어...사실, 꽤 흥미로운 일이라고 생각되네요. 업스윕 일이거든요."

    난 얼어붙었다. 심장은 튀어나올 듯이 뛰었다. "업스윕이요?"

    반대편의 목소리는 열의에 가득 차 숨도 참은 채 말했다.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새벽 2시 43분 나는 산타 바바라로 떠나 20분만에 도착했고, 텅 빈 캘리포니아대 캠퍼스에 차를 세웠다. 프로젝트 리더와 몇몇 동료들이 웹 홀에서 만나 나와 함께 업스윕의 변화에 대해 상의해 보기로 했지만, 안으로 들어가자 사람은 두 명 뿐이었다. 한 명은 누군지 알았지만 나머지 한 명은 모르는 사람이었다.

    "아, 파이크 박사님. 저는 UCSB의 해양 지질 감독관인-"

    "조앤 레오 박사님, 알아요, 박사님의 연구를 몇 년 동안이나 우러러 봤습니다."

    레오 박사는 웃으며 내 손을 따뜻하게 두 손으로 감싸 악수해 주곤 말했다. "그리고 이 분은-"

    그녀 옆에 서 있던 중년의 남성이 한 발자국 다가오더니 내 손을 잡았다. 그는 매끈한 검정색 수트를 입었고 며칠은 못 잔 것 같은 얼굴이었다. "쿠퍼입니다." 우린 한 번, 두 번, 악수하고는 손을 놓았다.

    레오는 내게 고개를 돌렸다. "쿠퍼가 오늘 이른 아침에 전화해서는 좀 걱정되는 정보를 말해줬어요. 앉으세요," 그녀는 회의 테이블 주변에 있는 푹신한 의자 하나를 가리켰고 나는 쿠퍼, 레오 박사와 함께 앉았다.

    그는 검정색 폴더를 가져오더니 사진 세 장을 안에서 꺼내 말없이 내 앞에 밀었다. 그게 뭘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채 사진을 집어들었는데, 입이 벌어지고 살이 떨릴 줄은 몰랐다.

    "이게 뭐죠?"

    레오와 쿠퍼는 서로를 쳐다봤다. "우린 당신이 이게 뭔지 찾는 걸 도와줄 수 있을까 하고 바라는 중이었어요."

    첫 번째 사진은 음파 변동 지도였고, 업스윕이 커지고, 빨라지는 게 확실히 보였다. 사진을 내려놓았다. 다음 사진은 흐릿하게 수중 음파 탐지기에 잡힌 뭔가 이상하고, 커다란 무언가의 형상이었다. 나는 사진을 옆으로도 돌려 보고, 거꾸로 들어도 봤지만, 뭔지 알 수가 없었다. 세 번째, 마지막 사진을 보고 나는 히익 소리를 낼 수밖에 없었다. 또다른 수중 탐지기 사진이었는데, 좀더 선명했다. 마치 바다 밑바닥의 한 부분 전체가 흔들리면서 수면 위로 솟구치고 있는 것 같았다. 정말 거대했다. 흥미로웠다. 사진은 아직도 상대적으로 불분명했지만, 길게 늘어져서는 시가 모양 같았다.

    "이건...이건 불가능해요."

    쿠퍼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렸다. "우리도 그렇게 생각했었지만, JIMAR의 동료들과 응급 잠수팀을 구성한 이후로는 아니었죠. 그들은, 음, 일단 그냥 들어 보세요."

    그는 핸드폰을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 두고는 재생 버튼을 눌렀다. 처음엔, 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았다. 그런데 곧, 마치 무덤 속에서부터 올라오는 장송가처럼, 깊게 울려퍼지는 소음이 들려왔다. 내가 살면서 들어온 소리 중 그것과 비슷한 것은 없었다. 그 소리엔 마치 지능이 있어 보였는데, 뭔가 말하고자 하는 것 같았다. 갑자기 소리가 변화하더니 이번엔 높아졌고, 내가 알던 업스윕의 소리와 좀더 가까워졌다. 하지만 그것은 좀더 긴급하고, 빨랐는데, 마치 뭔가를 향해...부르짖는 것 같았다.

    소리가 멈추자 쿠퍼는 핸드폰을 집어들었고 우리는 섬뜩하면서도 선명한 침묵 속에 남겨졌다. 쿠퍼 옆에선 레오 박사가 허공을 응시한 채로 팔꿈치를 테이블 위에 올려 손끝을 모으고 있었다. 나는 충격에 차 말없이 그들을 쳐다보곤, 다시 내 앞에 있는 사진들을 바라보았다.

    "하나 더 있어요," 레오 박사였다. 내가 쳐다보자 그녀는 말을 이어갔다. "JIMAR는 수많은 해양 생물들이 그 구역에 모여 있는 걸 발견했어요. 고래 무리들, 물고기 떼들, 상어 몇백 마리까지 말이죠. 모두들 똑같은 방향으로 헤엄치고 있었는데, 그 소리와 저...것이 태평양에서 삼각 지대를 이루고 있는 곳을 중심으로 소용돌이치는 방향이었죠." 그녀는 기괴한 시가 모양 형체가 담긴 사진을 가리켰다.

    헛기침이 나왔다. "물어봐도 된다면...혹시 이 정보들은 대체 다 어디서 얻으신 거죠," 난 쿠퍼를 똑바로 쳐다봤다. "당신은 NOAA에서 일하시나요, 아님 JIMAR에서 일하시나요?"

    그는 고개를 젓곤 말했다. "전 그 둘과 함께 연결되어 있어요. 둘 사이의 연락원이라고도 할 수 있죠. 그리고 그 정보는 JIMAR에서 일하는 동료한테서 얻은 거고, 그 동료가 말하길 이 상황을 다루는 데엔 제가 제일 적합할 것 같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아니었죠. 그래서 여기 있는 조앤을 부른 거고요, NOAA의 감독관님에게 박사님 얘길 들었습니다. 그렇게 된 거예요."


    "파이크 박사님," 레오 박사가 사진들을 가지런히 쌓으며 말했다. "저희가 얻는 모든 정보와 필요하신 모든 자원은 드릴 수 있어요. 이게 뭔지 알아내는 걸 꼭 돕고 싶거든요. 그냥 자연현상인데 지금까지 관찰이 안 됐던 것일 뿐이더라도요. 여기 제 명함이에요." 그녀는 연한 푸른색 카드를 내밀었다.

    "이건 제 명합입니다." 쿠퍼는 무광의 검정색 명함을 지갑에서 꺼내 사진들 위에 올려 두었다.

    "감사합니다." 뭐라고 해야 할 지 몰라서 그렇게 말했다. "참 상황이...이상하네요. 사실 두렵죠. 이게 뭘지..이게 뭘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면 말이에요. 지진, 쓰나미..." 말문을 잇지 못했다. "이젠 뭘 해야 하죠?"

    쿠퍼는 한숨을 쉬며 자켓을 걸친 어깨를 으쓱하고는 서류들을 챙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일 말입니다." 그는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일 뭐요?"

    그는 날 쳐다봤다. "내일 우리는 그곳으로 나가 잠수함을 타고 그게 뭔지 보러 갈 겁니다. 자, 일단은 다들 할 일이 있겠죠. 연락드리겠습니다." 그는 문 쪽으로 걸어가다가 멈춰서서 다시 말했다. "그리고 잠은 꼭 자 두세요."

    "좋은 밤 되세요, 파이크 박사님." 레오 박사는 입을 다문 채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쿠퍼를 따라 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난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다. 이게 뭘지, 왜 점점 커지고 있는지, 이게 다 뭘 의미하는 걸지 생각을 멈출 수가 없다. 업스윕의 변화에 대해 안 지 이제 거의 24시간이 다 되어간다. JIMAR가 보내준 데이터를 모으고 관찰하면서 하나하나 끼워맞춰 보느라 하루를 꼬박 보냈더니, 정신이 어질어질하다. 곧, 우리는 말 그대로 알 수 없는 곳으로 떠날 것이다. 잠을 잘 수가 없다. 걱정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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