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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딧 괴담] 라디오 비상경보 4
    레딧 번역 괴담/시리즈 2018. 3. 22. 23:56

    원출처






    "저 인간도 한 패야."

    "무슨 소리야?"

    "저 사람이 엑스칼리버라는 사람이라고! 그것들이 불에 이끌린다고 한 사람 말이야. 돌에 박힌 검 모양의 타투가 가슴에 새겨져 있더라고."

    "하지만 저 사람이 얼음 그림자일리는 없잖아. 우린 불빛에 둘러싸여 있는걸."

    "그 말이 아냐. 얼음 그림자의 영향을 받은 사람일 뿐이라고." 나는 일어서서 방 안을 둘러봤다.

    잠깐만 -

    그 사람 어디 갔지?

    켄드라는 식탁 옆에서 팔짱을 낀 채 벽에 기대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혼자였고, 아버지는 어디에도 없었다.

    "켄드라! 너희 아버지는 어디 갔니?" 나는 켄드라에게 달려가며 말했다.

    그녀는 어깨를 들썩했다. "모르겠는데요."

    "진짜 중요한 일인데 -"

    "그 분이 다른 편일 수도 있을 거 같아," 다니엘이 주저하지 않고 말했다.

    "뭐라구요?!" 그녀가 말했다. "아니에요. 그럴 리 없어요."

    "켄드라, 진짜 중요한 거 -"

    "분노가 차오른 켄드라는 목소리를 높여 소리를 치기 시작했다. "내가 아빨 구했어요. 내가 들어갔을 때, 아빠는 창 밖을 보려고 했지만 - 하지만 제가 막았다구요! 바로 직전에 말이에요!"

    "어쩌면 이미 밖을 보셨을 수도 있어." 내가 말했다.

    그녀는 주저했다. 얼굴엔 두려움이 비춰졌다. 하지만 그녀는 곧 소리쳤다: "말 좀 그만 지어내요! 우리 아빤 괜찮아요! 완전히 정상이라구요!"

    "레베카!"

    다니엘이 창문을 가리켰다.

    바깥에는 노란 불빛이 사라져 있었다. 불꽃이 있던 곳에는 그저 재만이 어두운 그림자로 남아 있었을 뿐이었다. 몇몇 남아있는 불꽃들 중 하나 사이로 어떤 형상이 커다랗고 빛나는 무언가를 들고 서성거렸다.

    양동이었다.

    쉬이이이이익!

    불꽃 위로 물이 쏟아졌다. 불은 팍팍 튀고 반짝이다가 희미해져 갔다.

    그림자들은 움직이고 돌아가면서 집 쪽으로 달려오기 시작했다. 앞으로 한 번 뛸 떄마다 입이 빠르게 커졌다.

    "그것들이 오고 있어!" 내가 소리쳤다. "저 사람이 불을 껐어! 그것들이 오고 있다고!"

    한 번의 휙 하는 움직임으로, 그것들은 마크를 시커먼 연기 속으로 집어삼켰다.

    그만큼 빠르게, 연기는 다시 사라졌다. 마크는 머리가 한 쪽으로 치우쳐진 채 불 옆에 뻣뻣하게 서 있었다. 그러다가 그는 집 쪽으로 걸어오기 시작했는데, 눈 위로 발이 마치 기계처럼 움직였다. 그것들은 마크를 따라 뛰어왔는데, 그것을의 얼굴이 -

    다니엘은 커튼을 휙 잡아당겨 닫았다.

    집 안의 침묵은 혼돈의 비명으로 바뀌었다. 천둥같은 발걸음 소리, 접시들이 깨지는 소리, 사람들의 비명소리.

    그리고 이상하리만치 익숙한 소리가 그 소음 사이에 끼어들었다 -

    탁, 탁, 탁.

    그것들이다.

    그리곤 전부 혼란에 휩싸였다. 뛰고, 밀치고, 소리지르고. 우리는 모두 여기서 죽을 거였다. 이 오두막 안에서. 누군가 나서지 않는다면 말이다.

    "따라와!" 나는 난장판 속으로 소리를 질렀다.

    지하실으로 달려갔다. 쿵쾅대는 발자국 소리들이 계단을 흔들며 날 따라왔다.

    축축한 공기가 얼굴에 불어왔다. 먼지와 썩은 냄새가 났다. 딸깍.  전구가 머리 위에서 깜빡였고 우리는 모두 희미하고 노란 빛에 물들어 있었다.

    "이제 어쩔 건데?" 다니엘이 물었다.

    "여기서 아침까지 기다리는 거야." 나는 스웨터를 벗어 조그만 창문 위를 가렸다. "눈보라는 그쳐 있고 태양이 떠 있을 거야."

    "그래요, 그 전에 저것들이 우릴 잡으러 오지 않는다면 말이죠." 켄드라가 끼어들었다. 켄드라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거리고 있었다. 목소리도 떨렸다. 머리는 왜 그렇게 기울어져 있던 거지? "그것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봤잖아요.... 아빠한테..."

    "날 믿어," 내가 말했다. "이번 계획은 먹힐 거야 - 약속할게."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우리 대화를 엿듣는 바람에 방 안에 공포가 조성되기 시작했다. "저 여자 말이 맞어," 지하실의 회색 그림자 속에서 누군가 나서서 말했다. "위층에 쳐들어오는 짓도 했으면, 이 낡아빠진 문을 부수고 들어오는 건 일도 아닐 거여. 근데 우린, 여기서 도살장 돼지들처럼 갇혀서 기다리고만 있겄지."

    "문을 부수진 않을 거예요. 유리를 깰 순 있겠죠. 하지만 단단한 나무 문은 다르다구요."

    "레베카, 그것들이 자동차를 멈출 수 있었다면," 다니엘이 그림자 속에 숨겨진 채 속삭였다. "문 정도는 부술 수 있지 않겠어?"

    할머니처럼 보이는 실루엣으로부터 다른 목소리도 들려왔다. 허리가 이상하게 굽어 있었고, 희미한 빛 속에서 눈이 반짝이고 있었다.

    "여기선 아무것도 못 하잖소. 위로 올라가야 해요!"

    "그래요! 위로 올라가야만 합니다 -"

    "옳소!"

    안 돼.

    다들 얼음 그림자들을 직면한 게 분명했다.

    전부 다.

    "여기 남아야 한다구요! 못 알아듣겠어요?!" 내가 소리쳤다. "여기가 우리가 있어야만 하는 곳이라고요!"

    방 안에 침묵이 돌았다.

    그리곤 켄드라가 팔을 들어 -

    나를 곧바로 가리켰다.

    "저 분 그것들을 봤군요, 안 그래요?"

    다니엘이 나를 바라보았다 - 그의 눈에는 눈물이 차올라 희미한 빛을 반사시키고 있었다. "커튼을 곧바로 쳤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내가 - 내가 너무 늦었나 봐."

    누군가 내 팔을 움켜잡았다. 다른 누구는 내 얼굴을 빛 바로 아래로 밀쳤다. 켄드라가 몸을 숙여 찡그려진 얼굴로 날 쳐다봤다.

    "동공이 빛에 반응하지 않고 있어요. 그 말은... 유감이네요."

    나는 몸부림을 치며 그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 애썼다. "놔줘!" 울부짖어 보았다. "제발, 날 놔 달라고!"

    철컥. 문이 열렸다. 그들은 나를 위층으로 끌어왔다. "잠깐 - 어디로 데려가는 거예요?!" 다니엘이 소리쳤다. "그럴 수는 없어요! 레베카를 꺠울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겠어요? 레베카는 절 한 번 깨웠다고요! 내 안경을 벗겨 버리고, 그리고 -"

    "이 여자가 더이상 못 보게 눈을 도려낼 거면 맘대로 하쇼," 나를 붙잡은 남자가 짜증내듯 말을 뱉었다.

    "다니엘! 이 사람들이 날 데려가게 두지 마! 제발 -"

    쿵.


    눈을 떴다.

    완전히 깜깜했다.

    그 남자들이 나를 숲 속에 버린 게 분명해. 그리고 나는 어둠 속에 얼음 그림자들과 함께 남겨진 거야.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나 이제 그것들 중 하나가 되어 버린 건가?

    반짝이는 눈으로 밤을 누비는 악마의 그림자가 된 건가?

    잠깐. 마지막으로 기억나는 건 누가 내 눈을 도려낸다고 그런 건데 -

    눈부신 빛이 들어왔고 문이 끼익 열렸다.

    "좀 어때?"

    "다니엘!" 나는 일어서려고 했지만 -

    실패했다.

    "미안." 그가 말했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두꺼운 밧줄이 몸에 감겨서 의자에 묶여 있었다. "그 사람들이 널 집 밖으로 쫓아내려고 하길래, 내가, 어.. 차라리 널 여기에 가둬 두자고 설득했어." 다니엘은 손가락 관절을 비비며 말했다.

    "다들 괜찮은 거야?"

    "응. 켄드라 아버지 빼고 말이지." 그는 몸을 숙여 매듭을 풀기 시작했다. "몇 시간 전에 해가 떠서, 그림자들은 사라진 것 같아."

    "하지만 - 모든 게 전부 -"

    켄드라가 문 사이로 머리를 내밀었다. "사람들이 당신과 얘기하고 싶어해요." 그녀가 다니엘에게 말했다. "아, 레베카 언니! 괜찮아졌네요!"

    "응, 맞아." 나는 웃어 보이며 말했다. "잠깐, 무슨 사람들?"

    "어떤 공무원 같은 사람들이요. 오늘 아침에 운전해 왔는데, 이 지역을 '청소'할 거라나요. 제 생각엔 그 검은 머리 여자도 그들 중 하나인 거 같아요." 밧줄이 풀렸고, 나는 일어섰다. "우리보고 서류 여러 장에 싸인하라고 시키고 있어요. 언론에 얘기하면 안 된다, 뭐 그런 서류들이요."

    "언론이 아니라 당분간은 아무랑도 얘기하고 싶지 않아질 거 같은데."

    다니엘이 웃었다. "너나 나나 마찬가지네."

    그날 오후, 우리는 여섯 시간을 운전해 집에 도착했다. 신혼 여행의 나머지는 집 안에서만 보냈다 - 잠, 휴식, 그리고 정말로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보내며 말이다. 그때 이후론 아무 일 없이 시간이 흘렀고, 우린 즐겁게 지내고 있다.

    아주 가끔만 빼고 말이다 -

    나는 때때로 우리 집 뒤쪽 숲에서 반짝이는 눈 한 쌍을 본다.

    그럼 나에겐 문을 열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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