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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딧 괴담] 15년간의 트럭 운전에서 겪은 일 2
    레딧 번역 괴담/시리즈 2018. 7. 7. 18:00

    원출처




    이번 얘기를 시작하기 전에, 저번 글에 다들 호응을 너무 많이 해 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어. 얘기를 더 해 달라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다른 얘길 해 줄게!

    15년이라는 그다지 길지 않은 시간밖에 트럭 운전 일을 해오지 않았지만, 내가 겪은 일이 꽤 많아서 그중에 무슨 얘길 해 줄까 고민을 많이 했어. 유럽에서 뱀파이어를 봤다고 생각했던 사건, 알래스카에서 빅풋을 봤다고 생각했던 사건도 있었고 또 알래스카에서 거대한 늑대한테 갈기갈기 찢길 뻔한 적도 있다구. 정말이지 알래스카는 야생적인 곳이라니까.

    하지만, 생각을 좀 하고 나서 이 얘기를 해 주기로 결정했어. 왜냐면 꽤 이상한 얘기거든. 죽을 뻔하기도 했고, 진지하게 이 일은 내가 경험한 가장 사악한 것들 중 하나야. 

    3년 전으로 되돌아가 보자.

    난 오레곤에서 운반을 하고 있었는데 별로 재미는 없었지만 오레곤 주의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고 있었어. 수많은 산, 숲들과 호수들, 자연을 좋아한다면 정말 멋진 곳이야. 사람들은 자연을 존중하질 않는데, 그러다 죽는다니까. 숲속, 아니 자연 자체에는 숨어있는 존재들이 많은데, 내가 말하는 건 곰이나 수달을 말하는 게 아냐.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악마, 유령, 마녀 등등이야.

    이야기를 계속할게. 나는 산길을 올라가고 있었는데, 도로엔 나뿐이었어. 진짜 엄청 어두웠지. 가로등 같은 것도 없었고, 가장 가까운 마을은 200마일이 떨어져 있었어. 정말 외로웠고, 으스스해지기 시작했어. 어둠은 우습게 대할 것이 아니고, 웃기게 들릴 지 모르지만 우린 모두 어둠을 두려워해야 해. 날 믿어, 내가 잘 아니까.

    영혼의 안정을 취하기 위해 라디오를 켰는데 컨트리 음악이 나왔어. 밤길을 달리는 건 아름다웠고, 나는 밤하늘을 바라보기 위해 야간 일을 일부러 맡는 걸 좋아했어. 밤하늘은 날 안정되게 해 줘. 멀리 떨어진 차가운 별들은 멀리 멀리 있는 유럽의 우리 집을 떠올리게 해 주지. 기억은 흐려져 가지만 언젠가 나는 돌아갈 거야.

    갑자기 딴 데로 새서 미안, 내가 좀 자주 그래.

    음악이 도움이 됐지만, 나는 소변이 너무 마려웠어. 산에 올 때까진 참고 있었지만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어. 직선 도로에 주차를 하고 경고등을 킨 뒤 뛰쳐나왔지. 바깥은 좀 추워서 자켓도 입고 나왔어. 지금 생각해 보니, 자켓이 내 생명을 구한 걸수도 있겠어. 내 자켓은 사람들이 나무꾼 자켓이라고 부르는 것 같이 생겼는데, 뭔 말인지 알겠지?

    그래서, 자켓을 입고는 트럭 뒤 숲의 입구 쪽으로 좀 들어가서 자연의 볼일을 해결하려고 했어. 그때 전등이나 배터리도 없었기 때문에 나는 그저 달빛에만 의존하고 있었어.

    지퍼를 내리자마자 바로 안정감이 몰려왔고, 빠르게 일을 끝낸 후에 뒤돌아서 트럭으로 돌아가 여정을 계속하려고 했는데, 뭔가 이상한 걸 들었어. 그 한밤중에 산속에서 누가 나무를 베고 있었어. 분명 그 소리였다고. 게다가 엄청 가까운 곳에서 들렸어.

    나무 베는 소리가 크고 묵직한 게 누군가 도끼를 힘차게 휘두르고 있었던 거 같아. 이상한 일인 게 분명했는데, 지금 와서 보면 내가 했던 짓은 정말 멍청했어. 본능적인 느낌으로 뒤돌아가야 한다고 느낀다면, 항상 그렇게 해야 해. 생존적 본능을 믿으라고.

    하지만, 나는 너무 착한 남자기 때문에, 혹시 누가 도움이 필요하진 않은지 보기로 했어. 소리를 향해 걷기 시작했고, 그에 따라 더 깊은 숲속으로 들어가게 됐어. 거의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어떻게든 그 소리로는 가까이 가고 있었지.

    멀리서 보니 크고 우락부락한 남자가 도끼를 휘두르고 있었어. 한 몸집 하는 게, 진짜 나무꾼다웠지. 그런데, 무슨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처럼 환하게 빛나고 있더라고. 가까이 가니까 무슨 스컹크가 날 따라오는 것처럼 이상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어.

    그를 불러 보자 그는 곧바로 나무 베는 걸 멈췄어. 나무꾼은 나를 등지고 있었는데, 돌아보자마자 정말 지릴 뻔했어. 온 피부에 상처가 나 있더라고.

    밴드랑 붕대가 여기저기 감겨 진한 붉은색으로 물들어 있었어. 얼굴이 거칠게 변형되어 있는 게, 누가 그를 톱밥 제조기에 던져넣은 것 같았다니까. 내가 실수를 했다는 걸 곧바로 깨달았어.

    그는 화난 표정으로 돌아보더니, 위협적으로 서서 도끼를 휘둘렀어. 미친 개처럼 그르릉대는데 지독한 냄새는 더 심해져서, 만약 내가 그렇게 떨고 있지 않았다면 토를 했을 거야.

    싸우느냐 달아냐느냐 하는 본능적인 결정을 내려야 했고, 나는 달아났어. 그가 따라오는 동안 미친 토끼처럼 어둠 속을 달렸지. 한 2분 동안 뛰는데 그는 계속 내 바로 뒤에 있었어. 지금 되돌아보면 악마라고 생각되는 그 커다란 몸 치고는 굉장히 빨리 달리더라. 그의 그르릉대는 소리가 계속 내 뒷덜미에서 들려왔어. 그리고 그 냄새도 사라지지 않았고. 

    트럭을 향해 달리고 있기를 빌었는데, 멀리서 경고등이 깜빡이는 게 보이자 마치 희망과 생명의 불빛처럼 느껴졌어. 나는 빠르게 트럭에 다다랐고 다행히도 문을 잠그지 않은 채 놔뒀었어. 타자마자 황소처럼 숨을 내쉬며 문을 잠갔지.

    시동을 거는 동안 나무꾼이 트럭을 향해 달려오는 게 보였어. 어떻게든 출발을 시켜서 달아나려고 하는데, 그 미친놈이 내 창문에 머리를 박아 깨부시더라.

    나는 온 힘을 다해 가스 페달을 밟아 그곳에서 탈출했어. 그놈이 트럭 옆에서 달리며 트레일러에 도끼를 박아대는 게 보였지만 나는 그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어.

    몇 마일쯤 간 후에, 길가에 서서 무서운 마음을 달래기로 했어. 트럭 주변을 돌아보는데 도끼에 의한 구멍들과 상처들이 여기저기 보였어. 내가 상상한 건지는 몰라도 그 냄새가 갑자기 다시 느껴지는 거 같아서 바로 운전석에 타고 거길 벗어났어.

    어떻게 탈출했는지 아직도 모르겠어. 어떻게 넘어지지도 않았는지. 자켓이 내 생명을 구했다고 했지. 내 말은, 그놈은 거기 가만히 서서 날 향해 그르릉댔는데, 만약 곧바로 날 공격했다면 난 죽은 목숨이었을 거라고. 아마 나를 자기와 같은 나무꾼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몰라.

    내가 찾은 오래된 전설에 의하면, 오레곤 주에서 죽은 나무꾼이 하나 있다고 해. 사람들은 그를 밴디지 맨이라고 불렀는데, 얼굴에 잔뜩 붙어 있는 밴드들 때문이라고 해. 그는 화가 많은 원령으로 나같은 운없는 영혼들을 기다리며 자신의 때아닌 죽음에 대한 복수를 기다리고 있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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