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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딧 괴담] 인간 불꽃놀이
    레딧 번역 괴담/단편 2018. 7. 21. 00:23

    #잔인함 주의

    원출처





    애나벨 -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우리가 결혼한 지 5년째 됐을 때에 나는 깨달았어. 아침을 먹으러 부엌으로 걸어갔는데 네가 테이블에 편안하게 앉아있는 걸 봤을 때, 뱃속의 간질거림이 전부 사라졌어.

    그 간질거림은 내가 첫 번째 데이트를 제안했을 때 네가 받아들인 그 순간부터 매일 존재해 왔어. 너는 코를 찡그리고, 보조개가 있는 반쪽 미소를 지으며, "그래." 라고 말했지. 그때 내가 느낀 희열은 너무나 강해서 진짜 그날 하드드라이브에서 포르노를 전부 지웠을 정도야.

    내 마음 속 작은 목소리가 네가 날 언젠가 정말 아프게 할 거라고 경고했지. 내 마음을 누군가에게 그렇게나 많이 바치고도 어느 날 나에게 찾아올 고통에 대해 어떻게 그렇게나 무지할 수 있냐고 물었어.

    하지만 나는 그 간질거림을 쫓았어.

    우리 결혼 사진의 반은 내가 행복의 눈물을 멈추지 못해서 버려져야만 했지. 다른 반은 내가 바보처럼 웃고 있었고.

    2년이 지나서야 나는 사진에서 내가 어떤지 알아챌 수 있었어. 왜냐면 네가 너무 눈부셨으니까. 나는 너의 코를 찡그리고 반쪽 미소를 짓는 얼굴 외에는 아무것도 알아볼 수가 없었어.

    그래서 내가 부엌으로 걸어갔는데 뱃속이 뒤집어지지 않는다는 느낌은, 정말이지 와본 적 없는 영역에 와 있는 기분이었어.

    그 뜻은 내가 널 만났을 때는 그저 어린 남자였는데, 드디어 우리가 다 자랐다는 말이었어. 너의 존재를 내 삶에 새긴다는 것은 인생이 어떻게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나의 이해를 훨씬 가치있게 해 줬어. 자고 일어났는데 팔다리가 멀쩡히 붙어 있다던가 태양이 아직 타버리지 않았다던가 하는 걸로 뱃속에 간질거림을 느끼는 사람은 없잖아. 우리는 존재 자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해를 하고 있으니까.

    너는 내 존재를 위해 필요한 존재였어.

    네가 없는 삶은 그저 상상조차 할 수 없었어. 너는 내 영혼을 감싸고 자랐어. 마치 두꺼운 줄기들이 서로 엉켜서 서로의 꽃을 뭉개며, 다른 사람이 그냥 보기엔 어디서 시작되고 어디서 끝나는지 잘 모를 정도로 말이야.

    그 진단은 우리 둘 다에게 사형 선고나 다름없었어.

    나는 네 코의 주름이 점점 사라지는 걸 지켜봤어. 네가 점점 웃음을 잃어갔으니까. 항상 웃고 있던 네 입술의 반쪽은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 다른 반쪽을 따라가기로 마음먹었어.

    웃음 대신 남겨진 공허함은 내 영혼을 갉아먹었어. 고통을 넘어선 어떠한 느낌이었어. 내 기력은 타 버리고 무너져내려서, 한때 존재라는 게 꽃을 피우던 곳에 재와 공허만을 남겨두고 말았어.

    우리는 우리의 사랑 그것 하나로 어린 아들을 만들었지; 그토록 순수한 무언가를 그렇게 암울한 세상과 공유한다는 것은 모성애라는 매개체만을 통해 가능해 보였어.

    우주가 본모습을 드러내게 될 때면 그 아이에게 어떤 운명이 닥치게 될까?

    어느 저녁 나는 병원의 의자에서 깜빡 잠이 들었지. 내가 오후 7시 13분에 깨어났을 때는 네가 이미 떠난 후였어.

    솔직히 말하면, 나도 정말 깨어난 건 아니야.

    울지는 않았어. 눈물은 고통받는 영혼의 표현법이니까. 내 영혼은 재로 변했고, 타버린 곳을 덮어줄 눈물은 남아있지 않아.

    아직도 너의 목소리가 들려, 나보고 사랑하고, 웃고, 살아가라고 하는 목소리가. 너의 영혼은 내 심장 속에서 내 영혼보다 더 잘 참아내고 살아남았어. 너의 눈부신 영혼 한 조각이 내 영혼 위에 새겨졌다는 사실은 죽음 이후에도 삶이 있다는 걸 증명해줄 거야. 그거에 대해서 정말 고마워. 왜냐하면 나의 일부도 너와 함께 땅에 묻힐 거니까 - 타서 재가 되어, 다시는 원래대로 돌아오지 못하는 채.

    나는 언제나 너를 사랑할 거야, 애나벨. 이 메모는 너의 주머니 속에 넣으려고 쓴 거야. 사후세계는 바보들이나 믿는 거겠지만, 사랑이라는 악마의 투기에 자신의 심장을 바치는 것도 바보나 하는 짓이겠지. 난 너에게 내 심장을 주고, 너를 마지막으로 안아보고, 내 영혼의 커다란 조각과 함께 너를 보내줄 거야.

    잘 다뤄줘야 해. 왜냐면 이 지구에 남겨진 내 영혼의 나머지는 네가 어디로 갔는지, 내가 잠깐이라도 너의 맥박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갈 수 있을 만큼 착하게 살아왔는지 영원히 궁금해할 테니까.


    엘름 그로브 경찰 지부

    증거물 번호. 070420181913

    사건 유형: 경찰관을 포함한 총격; 자살

    검시관 결론: 오웬 [편집]은 고 애나벨 [편집]의 전 남편으로, 2018년 7월 3일 엘름 그로브 장례식장에 침입했다. 그는 여기저기를 뒤지며 애나벨 [편집]의 사체가 든 관을 찾아냈고, 그녀의 옆에 누웠다. 첨부된 메모 [증거물 번호 no. 070420181913]은 고인의 드레스 주머니에서 발견되었다.

    화장 절차가 시작될 때 왜 거기에 그가 숨어 있었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오웬 [편집]이 들키는 것을 피하기 위해 뚜껑을 닫은 후 잠에 든 것으로 보여진다.

    엘름 그로브 장례식장의 직원들은 화장터 안쪽에서 비명이 들려온 후 화장 절차를 멈추었다. 긴급 의료원들과 경찰에게 연락이 취해졌고 직원들은 피해자를 꺼내기 위해서는 가마가 충분히 식을 때까지 기다려야만 했다.

    관이 열린 후, 오웬 [편집]은 심각한 부상을 입었음에도 직접 관에서 나올 수 있었다. 그의 피부 상피는 전부 타 버렸고, 이후 검사 후 40%의 진피도 전부 타 버린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관 몸에 부착된 카메라에 의하면 피해자는 앞으로 나아가 엘름 그로브 경찰관들에게 "당신들한테 영혼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X발 당장 날 쏴서 이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 줘" 하고 호소했다. 

    목격자들은 반응을 하거나 현장에서 완전히 도망치지 못했다. 오웬 [편집]은 양쪽 눈꺼풀, 왼쪽 눈, 입술, 양쪽 귀, 그리고 대부분의 두피를 상실했다. 옷의 잔여물은 안쪽의 피부에 녹아들었고, 피햬자의 열린 상처에서 나온 피는 바깥에 노출된다면 끓기 시작할 온도에 있었다.

    오웬 [편집]이 가까이 있던 경찰관의 총기를 빼앗으려고 했던 시도는 영상 증거물에서 보여지듯 실패했고 그가 넘어지지 않고 설 수 없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후의 분석에 의하면 아주 조금의 힘으로도 피해자의 피부가 벗겨져 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일어서려는 시도를 할 때마다 근육 조직에서 피부가 떨어져 나가게 되고 그에 의해 계속 넘어지게 되는 것이다.

    피해자는 결국 다른 경찰관에게 접근할 수 있었는데, 해당 경찰관은 잠시 충격에 의해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오웬 [편집]은 경찰관의 총기를 잡았고, 몸부림이 시작되었다. 영상 증거물을 보면 피해자의 손가락 세 개가 몸에서 찢어져 나가 총기를 다룰 수 없게 되자 투쟁은 중지되었다. 

    이 때, 경찰관은 피해자에게 총기를 겨눈 채로 다시 한 번 충격에 의해 멈췄다. 오웬 [편집]은 아직 멀쩡했던 왼손을 내밀어 방아쇠를 당겼고, 자신의 상체를 맞췄다.

    총상은 곧바로 생명을 앗아갈 정도는 아니었다. 의료원들이 긴급 수술실로 오웬 [편집]을 옮겼고, 도착했을 때 사망 판정이 내려졌다.

    메모: 오웬 [편집]은 "젠장 너무 아파서 차라리 그녀를 만난 적이 없었으면 좋겠어" 그리고 "루시퍼여 그냥 그녀의 영혼을 가져가고 내 영혼을 그만 괴롭혀 줘" 라고 반복해서 소리쳤다. 피해자의 아들은 비명들과 이후 아버지의 총격을 모두 목격했다.

    아이는 사건 이후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대런 [편집]은 여섯 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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