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Moon Shaped P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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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괴담] 내 이름은 릴리 매드윕이야 [2]레딧 번역 괴담/시리즈 2019. 4. 3. 14:32
원출처 내 이름은 릴리 매드윕인데 나한테는 상담사가 필요하지 않아. "로저가 이제 하느님과 같이 있다고 생각하니, 릴리?" 이 분은 내 상담사야. 크리스티 선생님. 우리 엄마랑 나이가 비슷하신데, 화장을 덜 해. 아마 애들을 안 키워서 그런 걸지도 몰라. 크리스티 선생님은 십자가가 달린 줄을 목에 두르고 있어. 선생님이 입은 자켓은 단추만 많고 구멍은 별로 없어. 나머지 단추들은 어디다 쓰는지 몰라. 선생님은 항상 그 똑같은 자켓을 입고 있어. 혹시 자켓이 그거밖에 없는 걸까? 아님 똑같은 자켓이 여러 개 있는 걸지도. 이런 급한 질문들에 대한 답은 절대 얻지 못할 거야. 로저가 죽고 나서 나는 일주일에 두 번씩 어린이 심리학에 대한 책들로 가득 찬 책장이랑 다른 애들이 그린 그림들이 벽에 붙어 있는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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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괴담] 내 이름은 릴리 매드윕이야 [1]레딧 번역 괴담/시리즈 2019. 3. 25. 22:00
원출처 내 이름은 릴리 매드윕이야. 나한테는 일어날 일들이 미리 보여. "뭘 봐, 멍청아."우리 오빠 로저야. 로저는 일어날 일을 미리 보지 않아. 어떻게 아냐면, 만약 로저가 일어날 일을 미리 볼 줄 알았다면 지금 당장 자기한테 무슨 일이 일어날지 깨달았을 거거든. 그치만 혹시 모르지, 사실은 미리 볼 수 있는데, 우리같은 사람들은 자기한테 일어날 일만 볼 수 없는 걸지도 몰라. 나도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모르거든. 내가 아는 거라곤, 로저가 3분 안에 죽을 거라는 거야."오빠 좀 있음 죽어." 내가 말해 줬어."너 지금 협박하냐?" 로저가 날카롭게 말해. 로저는 나보다 여섯 살이 많아. 고등학교에 다니는데 스키터랑 더스틴이라는 절친이 있어. 걔들은 소매가 없고 헤비메탈 밴드 이름이 써 있는 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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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괴담] 내가 알 수 없는 것레딧 번역 괴담/단편 2019. 3. 19. 04:00
원출처 지금은 1918년. 여기로부터 4마일 정도 떨어진 곳에서, 독일 미사일의 파편이 바위 하나를 격타했다. 파편은 엄청난 힘으로 튕겨나가 어떤 이의 배를 완전히 뚫고 나간 후 또 다른 이의 팔을 뚫고 지나갔다. 파편은 결국 가속도를 잃어 세 번째 사람의 턱에 맞았을 때는 거기에 그대로 박혀 버렸다. 첫번째 사람은 죽었다. 나머지 둘은 이곳에 곧 도착할 것이다. 내가 시무스에게 이걸 알려주자 전혀 믿지 않는 것 같았다. "그걸 어떻게 안단 말야," 그가 말한다. 그의 말이 맞다. 그건 알 길이 없지. 하지만 알고 있다. 그 두 사람이 몇 시간 후 우리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한 명은 팔 하나가 없었고 나머지 하나는 금속 파편이 왼쪽 귀 밑의 뼈에 단단히 박힌 채였다. 시무스는 놀란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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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괴담] 친구네 아빠에게는 수족관이 있었다레딧 번역 괴담/단편 2019. 2. 12. 21:04
원출처 내가 제이슨 워렌을 처음 만난 건 학교 조별과제에서 짝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쪽으로 이사간 지 몇 달 되지 않아 선생님이 조 편성 목록을 나누어 주었고, 내 옆에 앉은 아이는 이렇게 중얼거렸다. “행운을 빈다.” 내 귀에다 이렇게 속삭였다고. 제이슨은 교실 저 건너편에서 나를 소심하게 쳐다봤는데, 어딘가 연민이 느껴졌다. 벌레 취급 당하는 기분이 뭔진 나도 아니까. 제이슨은 긴장한 듯 내 눈을 피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쟤네 아빠 부자야. 완전 갑부라고.” 칼리가 입안에 점심밥을 가득 문 채 말했다. 밥보단 말을 질겅이면서. “그럼 좋을 거 같지?” 칼리는 눈알을 굴렸다. “근데 진짜 수상한 사람이야. 엄마아빠가 걔네 아빠한테 가까이 가지 말고 다른 애들한테도 그렇게 전해주라고 했어.” 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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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k 레딧] 레디터들의 짧지만 소름돋는 경험들 2레딧 번역 괴담/단편 2019. 1. 27. 05:50
※askreddit 은 레디터들이 질문과 답을 주고받는 서브레딧입니다. 픽션을 쓰는 노슬립과는 다르게 진짜 솔직하게 사담을 나누는 곳이기 때문에 실화일 확률이 높습니다. 물론 인터넷이니 일부는 주작일 확률도 당연히 존재하지만요! :) Q. 알렉사(aka에코닷) (kt의 지니 같은 아마존의 홈비서) 갖고 있는 레디터들은 소름돋는 경험 있어? 출처 1. 이번 추수감사절에 언니네 집에서 다같이 모였는데 언니한텐 알렉사가 있어. 우린 알렉사한테 오래된 노래들을 틀어달라고 하면서 놀고 있었어. 꽤 말을 잘 알아듣길래 감탄하고 있었지. 그런데 대화 도중 농담으로 알렉사라고는 안 말하고 그냥 "쟤가 세계정복 하는 거 아냐?" 했는데 알렉사가 노래를 멈추더니 "저는 세계를 정복하려고 하지 않아요." 라고 말하고는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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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괴담] 설탕의 값레딧 번역 괴담/단편 2019. 1. 21. 21:20
원출처 내가 어린 소녀였을 시절, 누군가 내게 장래희망을 물어본다면 절대 '밥 굶는 예슬가' 라고는 안 했을 거다. 아마 '공룡'이나 '우주비행사' 같은 걸 얘기했겠지. 그리고 좀 커서 어린애들이 공룡으로 변하거나 뉴질랜드에서 온 까만 피부의 여자애들이 우주비행사가 되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은 후에는, '선생님' 이나 '간호사'라고 말했을 것이다. 학교에 들어가서는 영어와 미술을 제외한 모든 과목에서 점점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했지만, 십대에는 이모가 동네 병원에서 청소부 알바 자리를 알아봐 줬다. 그때는 시급이 별로 나쁘지 않다고 여겨졌고, 해보니 내가 잘하는 일이기도 했다. 나는 청소하는 걸 좋아했다. 가끔은 폭풍 설사나 피 섞인 구토를 치워야 한다고 해도 말이다. 좀 하다 보니까 대부분의 냄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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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괴담] 나는 천사들의 마을에서 자랐다레딧 번역 괴담/단편 2019. 1. 18. 05:54
원출처 말도 안 되는 소리인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설명할 기회를 주면 고맙겠다. 이 글은 가볍게 쓰는 글이 아니다. 내가 어른이 되고 나서 계속 고생하며 얻어낸 사실을 적은 것이니까. 지금 생각해 보면 증거는 항상 내 눈앞에 있었지만, 천국과 지옥이 그저 기분좋은 추상적 개념이라고 생각하기 위해 그것들을 무시해 왔던 것 같다. 그런 건 중년을 지나 노년을 바라볼 시기에야 진지하게 생각해 볼 것들이니까. 아마 정신과 의사들조차 그게 단순한 것이 아니었다는 걸 알고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그들은 내 망상들이 '트라우마'에 의해 만들어진 거라고 했지만, 그걸로 선명하고 완벽한 내 기억을 설명할 순 없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엔젤튼'이라고 이름지어진 그 완벽하고 작은 마을. 결국 약물들로 인해 내 기억력이 나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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