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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괴담] 부엉이 카메라레딧 번역 괴담/단편 2016. 12. 30. 19:39
“열어 봐요, 빨리 열어 봐요!” 조카는 우리 오빠의 무릎 위에서 통통한 손을 꼭 쥐고 신나게 흔들며 방방 뛰고 있었어.
나는 노아가 태어나기 전까진 선물을 받는 거보다 주는 걸 좋아하는 어린앨 본 적이 없어. 그 앤 자기 선물엔 별로 신경도 안 쓰고 트리 밑에 아무렇게나 놓아둔 채, 다른 사람들 선물을 직접 나눠주겠다고 나섰어. 그 앤 기쁘게 활짝 웃으면서 내가 포장지를 찢기를 기다렸지.
나는 일부러 더 조심스러운 척 포장지를 찢지 않고 가장자리를 천천히 벗겼어.
“그렇게 말고요, 제이니 이모!” 노아는 소리쳤고 나는 놀란 척 하면서 올려다 봤지.
“뭐가? 열고 있잖아!”
“너무 느리잖아요!”
“나한테 어떻게 하는 건지 보여줄래?”
나는 선물을 들어 보였고 노아는 재빠르게 일어나 달려왔어. 노아는 선물을 내 무릎에 올려놓고는 내 손을 잡고, 선물 가운데로 가져가 찢는 모양새로 잡아당겼어.
“이렇게요” 노아는 네 번의 크리스마스를 겪은 베테랑의 진지함으로 말했어.
그래서 난 그렇게 따라하면서, 녹색과 빨간색이 섞인 포장지를 찢었고, 노아는 그게 맞다는 듯이 꺄아 하는 소리를 냈어. 포장지 안엔 부엉이 인형이 투명한 플라스틱 박스 사이로 날 올려다보고 있었지.
“너네 새 집에 놓으라고.” 피트는 아들의 어깨 너머로 설명했어.
“우리 집 정원에 있는 새들 쫓으라고?” 난 농담조로 말했어.
“아니, 그거 카메라야! 아무데나 설치한 다음에 폰에 연결하면 집에 없을 때도 집안을 볼 수 있어.”
“강아지들을 위한 감시카메라네, 멋지다!”
“바로 그거지.”
“그거 맘에 드세요, 제이니 이모?”
“너무 좋아!”
노아는 아빠한테로 달려가 하이파이브를 하곤 다른 모두한테도 하이파이브를 하며 방을 한바퀴 돌았어. 모두가 이 좋은 선물에 대한 축하를 마치고 나자 노아는 다시 다음 선물을 트리 밑에서 꺼내 엄마에게 가져가 그게 누구 건지 물었어.
나는 부엉이 카메라를 바나바스라고 이름 짓고는 다음 일주일 동안 박스에 그냥 뒀어. 새 집에 짐을 풀고 적응을 좀 하다 보니, 바나바스는 딱히 우선순위가 아니었거든. 피트, 로리, 그리고 노아가 놀러왔을 때에야 그걸 갖고 있던 걸 기억해냈어.
“그래서, 강아지들이 못된 짓들 하는 것 좀 잡아냈어?” 피트가 부엌에서 맥주를 마시며 물었어.
“아니? 내가 왜?”
“그냥, 그 카메라가 너희 멍멍이들의 못된 면을 좀 보여줬을 줄 알았지.”
나는 노아 옆에서 배를 까고 누워 있는 그렘린과 바바를 바라봤어. 두 마리 개구쟁이들이지.
“아! 그 카메라!” 나는 그걸 냅둔 거에 대해 좀 부끄러워졌어. “그거 안 쓰는 방 안에 있어, 아직 꺼내볼 기회가 없었네.”
“내가 설치해 줘?” 피트가 물었어.
“응, 좋아. 어차피 난 그런 거 하는 법 모르니까.”
피트가 바나바스를 설치하는 동안, 로리랑 나는 소파에 앉아서 얘기를 했어.
“피트가 우리 집에도 하나 설치했어.” 로리가 말했지. “피트가 그거 되게 좋아해, 고양이들이 뭐 하나 항상 확인하고 말야.”
“재밌는 거 찍힌 적 있어?”
“피트는 샘슨이 찬장을 열고 간식을 찾아봤다고 하는데, 별로 믿기진 않아.”
“흥미진진하네.”
“지루할 틈이 없지.” 그녀가 동의했어.
피트가 바나바스를 컴퓨터 위의 선반에 설치하는 덴 별로 오래 안 걸렸어. 피트는 무슨 앱을 설치해야 하는지도 알려줬고 로그인을 하니까 부엌에서 핸드폰 화면으로 거실 전체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지. 화질이 꽤 좋더라고, 게다가 소리도 껐다 켰다 할 수 있고 부엉이 가슴팍을 통해 말도 할 수 있었어.
“노아야” 나는 조카를 오라고 불렀어. “저게 누구야?”
노아는 자기 자신을 핸드폰으로 보더니 완전 넋이 나갔어. 그렘린과 바바를 발꿈치에 가까이 두고 거실을 돌면서 손을 흔들고 폴짝폴짝 뛰며, 우리가 아직도 자길 볼 수 있는지 물어봤어. 이 꼬맹이는 카메라를 무대로 삼아 관심을 듬뿍 받았지. 걔들이 떠날 때쯤엔, 노아는 완전히 힘이 빠져 피트 어깨 위에 들려 나가야 했어.
“좋아, 얘들아,” 나는 다음 날 아침 강아지들에게 말했어. “오늘 새 집에서 처음으로 하루종일 너네끼리만 있는 거야. 뭐 부수고 그러면 안 돼, 알았지?”
그렘린은 꼬리를 흔들고 바바는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였어. 그 정도면 됐지.
일 주일이나 빠졌다가 다시 직장에 돌아갔다는 건 내가 엄청 바빠질 거란 소리였지. 진짜 바빴어. 내가 얼마나 많은 서류작업을 해야 했는지, 내가 없는 동안 얼마나 진행이 안 됐는지 전혀 몰랐어. 주문들도 하나도 처리 안 됐고, 전화도 답변 안 돼 있고, 게다가 직원은 신부에게 결혼식 날 웨딩 케이크를 잘못 보내 화나게 만들고 말이야. 불만들과 화난 손님들 속에 잠긴 채로 나는 직장에 복귀했어.
몇 시간이고 손님들에게 아부를 떨면서 회유하고 나니, 산처럼 쌓인 일을 작은 더미로 줄일 수 있었어. 빵집은 다시 원활히 돌아갔고 말이야. 내 직원들은 그래도 자신들을 부끄러워하는 양심은 있더라, 게으름이 도를 넘었단 걸 깨달으면서 말이야, 그리고 그걸 보상하기 위해 두 배로 더 일했어. 그래도 좀 짜증나긴 해서, 길고 긴 점심 시간을 가지며 심호흡을 했어.
점심을 먹을 동안, 나는 무심코 강아지들이 뭐 하나 보려고 감시카메라 앱을 켜서 로그인을 했어.
나는 그렘린을 먼저 목격했는데, 소파에 똑바로 앉아 서서 뒷문을 바라보고 있었어. 바바는 고개를 숙인 채로 귀를 넘긴 채 그 옆에 바닥에 서 있었고. 둘 다 완전 가만히 있었어. 나는 걔들이 뭘 그렇게 보고 있나 시선을 쫓은 후, 조용히 신음했어.
“이놈의 새끼들이!”
창가에 놓인 화분이 넘어진 채로 흙이랑 물을 타일 바닥에 다 쏟고 있었어. 두 강아지 중 하나는 그 더러운 것들 위에 앉아 있었고.
집에 돌아왔을 때 난 기분이 좋지 않았어. 급한 불을 끄면서 하루를 보내고 나서, 집에 와서 강아지들이 어질러놓은 것까지 치우기를 기대하지는 않았어. 걔들은 내가 들어오니까 신나게 뛰고 짖으면서 반겼지만, 나는 잘못된 행동에 대해 엄격하게 잔소리를 해댔지. 하지만 흙더미를 치우면서도 걔네한테 화나 있긴 힘들더라. 평소엔 잘 행동하고 그냥 너무 귀엽단 말이야.
나는 그렘린의 얼굴을 헝클며 한숨을 쉬었어. “너희 내일은 잘 해야 돼, 알았지? 더 이상 어지르면 안 돼!”
그렘린은 킁 소리를 냈고 바바는 내 팔 밑으로 코를 들이밀면서 그렘린을 내쫓고 내 관심을 독차지하려고 했어. 그렘린은 내 무릎 위에 주저앉고 바바는 내 옆에 있는 채로 우린 다같이 소파에서 껴안았고, 나는 와인 한 잔을 마시고 강아지들의 코골이를 들으며 하루의 스트레스를 풀었어.
다시 그런 일이 생길 거라고 많이 걱정하진 않았어. 강아지들이 평소엔 얌전하고 조용하거든. 그래도 다음 날 쉬는 시간에도 한번 확인해 보기로 했어. 내가 집에 없을 때 걔들이 뭘 하는 지 볼 수 있다는 게 조금 재밌었거든.
내가 카메라를 켰을 때, 나는 두 강아지들이 모두 반쯤 닫긴 내 방 문 앞에 있는 걸 봤어. 털을 곤두세우고 심하게 짖고 있더라. 나는 걱정돼서 소리를 켰고 내 작은 사무실은 강아지들의 깊고 시끄러운 짖는 소리로 가득 찼어. 나는 급히 볼륨을 줄이고 뭐가 걔넬 이렇게 화나게 했나 자세히 들어 보려고 했어. 처음에는 걔네가 짖는 소리밖에 안 들리는 거 같았는데, 짖는 걸 잠시 멈춘 사이 뭔가 다른 소리가 들렸어.
아주 희미하지만, 확실히 그건 어린애들의 웃음소리였어.
이웃집 애들이 자기들 마당에서 놀고 있던 거야, 걔네 마당이 내 방 창문 바로 밖에 있거든.
콧방귀를 끼며 난 스피커를 켜고 말했어. “자, 얘들아, 진정하고 가서 누워!”
강아지들은 기대에 차 꼬리를 흔들며 재빨리 돌아봤고, 나는 내가 집에 온 줄 알고 신나하는 강아지들을 보면서 좀 마음이 안 좋았지.
“가서 누워.” 다시 말하면서 강아지들 귀가 쫑긋 서는 걸 보자 웃음이 났어. “몇 시간 후면 집에 갈 거야.”
그날 저녁 집에 갔을 땐, 강아지들은 항상 그랬던 것처럼 날 반겨 줬지만, 바바가 조금 딴 데 정신이 팔린 걸 눈치챘어. 바바는 계속 내 방으로 들어가서 냄새를 맡아 대고, 다시 나한테 돌아오기를 계속 반복했어. 그렘린은 밤새 내 발 옆에 꼭 붙어 있었어. 내가 화장실에 갈 때도 말야.
“너네 여기 적응하는 게 좀 힘들구나, 그치?” 그날 밤 침대에 오르며 말했어. “쉽지 않다는 건 알아, 냄새도 다르고 다른 소리도 나고, 그치만 곧 다시 집처럼 느껴질거야.”
바바는 내 발 곁에 밤새 앉아 있었어. 내가 잠깐 깰 때마다, 바바가 가만히 문을 응시하며 똑바로 앉아있는 걸 보곤 했어.
한 번은, 부엌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는 거 같았고 강아지들이 둘 다 으르렁대기 시작했어. 나는 침대 곁 서랍에 두는 조그만 손전등을 들고 문가로 살금살금 다가갔어. 소리가 더 들렸어. 나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곤, 불빛을 올려 들고, 침실 문을 확 열고 뛰쳐나가서 부엌 불을 켰어.
영수증 하나가 카운터 위에서 내 지갑 밑에 반쯤 깔린 채 천정 팬 바람에 날리고 있었어. 자러 가기 전에 깜빡하고 안 끈 것 같아.
심술이 난 채로 나는 그걸 주워 구기고는 던져 버리고 방으로 들어갔어. 방문을 발로 차 닫고는 침대에 쓰러져 다시 잠들었어.
“응, 엄마.” 강아지들이 그렇게 스트레스 받아 하는 걸 보고는, 다음날 아침 나는 걔들을 잠시 동안만 집 밖으로 내보내야겠다고 결정했어. “오늘 내가 일하는 동안만 우리 애기들 좀 봐 줄 수 있어?”
“그럼!” 엄만 왜인지도 안 물어봤어. “강아지들 주려고 어제 땅콩 버터 간식도 만들었다구.”
“잘 됐네, 고마워. 일 가는 길에 데려다주고 갈게.” 전화를 끊고는 그 둘에게 돌아섰어. “할머니네 집 가고 싶지?”
목줄을 채워 차에 개들을 태우자 둘은 방방 뛰어댔어. 뭐가 그렇게 스트레스였는진 진입로를 벗어나 부모님 집으로 향하면서 다 까먹은 것 같아. 그런데 운전하면서 차고 문이 완전히 닫혔나 보려고 집 쪽을 돌아봤는데, 1초도 안 되는 사이, 창문 블라인드가 살짝 들리는 걸 봤어. 확신할 수 있어.
나는 도로 한가운데 앉아선 눈을 살짝 찡그린 채로 집을 살폈어.
그리곤 바람이 다시 불어왔고 덤불들이 흔들렸어. 덤불의 그림자들이 약한 아침 햇살에 비쳐 문틀 아래에서 춤췄고 그거 때문에 창문에서 뭐가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어.
“너희 때문에 나까지 편집증 걸릴 것 같다.” 걔들한테 말하곤 출발했어. 강아지들은 엄마 집으로, 나는 직장으로.
그날 오후 피트한테 문자가 왔어.
[네 감시카메라 작동 잘 돼?]
[어젠 됐었는데.]
[내 것도, 근데 지금 고장 난 것 같아. 쓰레기.]
[확인해 볼게]
나는 감시카메라 앱을 켰는데, 그게 로딩되는 도중 사무실 전화가 울렸어. 나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전화를 받았지. 아기 성별을 밝히는 컵케이크, 문구도 넣어 달라, 나는 주문을 받고는 다시 핸드폰을 들었지.
화면은 완전히 까만색이었어.
음소거랑 말하기 옵션 버튼들은 있었는데, 카메라는 완전 꺼진 것 같았어.
나는 실망스러운 소식을 피트에게 전했지.
[나중에 새걸로 교체해 줄게.] 피트가 말했어.
다시 앱을 켜곤 설정을 만지작거려 봤어. 내가 뭘 하고 있는지도 몰랐지만, 그냥 시도해 보기로 했지. 나는 다시 까만 카메라 메인 화면으로 돌아와서 음소거 해제 버튼을 눌렀어. 화면은 안 나왔지만 소리는 나왔어.
깊은, 목이 쉰 듯한 숨소리가 핸드폰에서 흘러나왔어.
나는 충격에 거의 폰을 떨어뜨릴 뻔했어. 바짝 바른 목 뒤로 심장박동이 느껴지고 귀를 통해 피가 솟구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어. 누군가 우리 집에 있어, 하고 난 머릿속으로 소리쳤지, 누군가 우리 집 안에 있다고!
“네가 보고 있는 거 알아.”
나는 얼었어. 목소리는 너무 조용해서 거의 놓칠 뻔했어.
“보고 있는 거 다 알아. 보고 있는 거 다 알아. 보고 있는 거 다 알아.”
그는 그걸 흔들림 없는 목소리로 계속 반복했어.
카메라는 살짝 움직였고 크고 어두운 눈 한 쌍이 내 핸드폰 화면을 꽉 채웠어.
“네가 보고 있는 거 다 알아.”
나는 비명을 질렀고 생각할 새도 없이 핸드폰을 사무실 벽에 던졌어.
경찰이 20분 후 집에 도착했을 땐 집은 비어 있었어.
부엉이 카메라 바나바스는 식탁 위에 놓여져 있었어. 머리가 뜯겨 나가 찢어진 몸체 옆에 놓인 채로. 카메라는 사라져 있었어.
부엉이 옆에는 목재 식탁에 칼로 새겨진 메시지가 있었어.
이제 내가 널 보고 있어.
*퍼가실 때엔 원출처와 번역러 출처를 모두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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