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딧 번역 괴담/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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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괴담] ASMR레딧 번역 괴담/단편 2018. 11. 3. 03:14
원출처 나는 거의 10년이 넘게 수면을 위해 "ASMR"을 이용하고 있다. 처음엔ASMR이라는 이름이 있진 않았던 것 같고, 그저 몇 시간이고 폭풍우와 빗소리 녹음을 틀어놓곤 했다. 물론 기술과 테크닉은 많이 발전해 있고, 요즘엔 "바이노럴(Binaural)" 녹음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잘 들어보지 못한 사람을 위해 설명하자면, 바이노럴이란 실제 청자가 그곳에 있다고 가정하고 청자의 귀가 있을 자리에 두 개의 마이크를 설치해 스테레오 형식 녹음을 한 음성이다.) 이런 바이노럴 음원들은 내가 써봤던 모든 약물보다 더 효과적으로 잠에 빠져들게 해 주는 나의 구원자이다. 내가 제일 자주 찾는 건 바람과 천둥이 곁들여진 폭풍우이고, 거의 항상 숲에서 녹음된 걸 듣지만 좋은 퀄리티라면 텐트나 차에서 녹음한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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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k레딧] 레디터들의 짧지만 소름돋는 경험들 1레딧 번역 괴담/단편 2018. 10. 9. 22:30
※askreddit 은 레디터들이 질문과 답을 주고받는 서브레딧입니다. 픽션을 쓰는 노슬립과는 다르게 진짜 솔직하게 사담을 나누는 곳이기 때문에 실화일 확률이 높습니다. 물론 인터넷이니 일부는 주작일 확률도 당연히 존재하지만요! :)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민감하신 분/어린이 여러분은 정신건강을 위해 피해 주세요! Q. 싸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랑 친구였던 레디터들은 가장 불편했던 경험이 뭐였어? 출처 1. 나랑 여친이랑 앉아있는데 걔(친구)가 하는 말이 내 여친이 나한테 몹쓸 짓 하고 헤어져버리면 여친을 위해 날 죽여줄 수 있다더라 ㄴ 아니 잠깐 여친이 몹쓸 짓을 했는데 널 죽인다고? ㄴ ㅇㅇ 그러고나서 여친한테 "왜냐면 너는 너무너무너무 착하니까."이럼 2. 같이 총을 닦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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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괴담] 폭풍우레딧 번역 괴담/단편 2018. 8. 11. 04:13
원출처 나는 어릴 때부터 폭풍우를 정말 좋아했어. 굵은 빗줄기, 커다란 천둥 소리, 번쩍이는 번개는 나한테 굉장히 원초적인 두려움을 심어 주는데, 그 기분이 너무 좋아. 그래서 이번에 새로 산 폰을 사용해 폭풍을 슬로우모션 영상으로 찍기로 했어. 내가 자주 방문하는 게시판에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말야.내가 뭘 발견하게 될지 난 전혀 몰랐어.폰을 방수케이스에 넣고 삼각대와 함께 뒷마당에 설치했어. 슬로우모션 모드로 바꾸고, 녹화 버튼을 누르고, 안으로 재빨리 들어갔어. 프레임 구도의 반은 하늘이, 반은 마당이 찍히도록 조심스레 조절해 뒀지. 번개가 잔디와, 나무와, 정원 장식들을 비추면 멋있기도 하고 살짝 으스스하기도 할 것 같았거든.집 안에 들어와서는 TV와 모든 불을 다 끄고 그저 폭풍의 분위기에 취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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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괴담] 히치하이커레딧 번역 괴담/단편 2018. 7. 30. 00:00
원출처 그를 본 건 뉴저지의 시골 동네를 지나가고 있을 때였다.길가에 히치하이커가 서 있었다. 놀라울 만큼 잘 차려 입고서. 검은 정장에, 깔끔하게 뒤로 넘긴 머리, 얇은 서류가방.히치하이커를 막 태워서는 안 된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195cm에 100kg가 넘는데다, 트럭 뒤에는 별의별 사냥도구를 다 가지고 다닌다. 이 얄쌍하게 생긴 회사원이 날 죽도록 때리고 길에 버릴 일은 없을 거란 말이다.게다가, 난 주유비도 필요했다."이봐," 나는 길가에 차를 세우며 말했다. "기름값을 대 주면 태워 주지.""물론이죠." 그는 거의 영국인 같은 예의바른 악센트로 말했다. 그는 지갑을 향해 손을 뻗더니, 빳빳한 20달러짜리 세 장을 꺼냈다. "이 정도면 충분한가요?"나는 씩 웃었다. 그 정도면 충분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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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괴담] 죽음의 증인레딧 번역 괴담/단편 2018. 7. 27. 00:00
원출처 나는 '죽음지켜보기'나 '무서운궁금증' 같은 죽음에 관련된 게시판을 자주 들락거리곤 했다. 왜인지는 몰라도 항상 그런 쪽에 관심이 많았거든. 공포 영화, 실화 기반 이야기, 전부 흥미를 자극한다. 하지만 다시는 잊혀지지 않는 것들도 있기 때문에, 그저 고개를 돌렸다면 하고 후회가 되기도 한다. 어떤 영상 하나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어떤 남자가 기차에 의해 반으로 잘리는데, 그의 다리가 떨어져 나가고 내장은 흩어지면서, 신기하고 무섭게도 몇 분동안 생명을 유지하며 죽음을 기다린다. 그게 정말 강하게 다가왔다. 그 불쌍한 사람한테 일어난 참사도 그렇지만, 엄청 많은 사람들이 주위를 둘러싸고 영상을 찍고만 있다는 사실이 말이다. 아무도 남자를 위로하려 하지 않았다. 아무도 그의 손을 잡아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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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괴담] 칼데라 패러독스레딧 번역 괴담/단편 2018. 7. 24. 00:55
원출처 스타더스트 인더스트리 인사 보고:"비정상 현상 CS01 탐사"바네사 쾨펠, 양자학 연구 부서 수석 연구원 제출개요: 비정상 현상 CS01은 스타더스트 소속 생물학자 C----- 사킨의 사무실 벽에 열린 약 152cm 높이의 입구이다. 입구는 검은 유리로 만들어진 작은 터널처럼 보인다. 터널은 어둠 속으로 12m 정도 뻗어 있고, 그 후로는 빛을 비춰 보아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해당 장소에서 채취한 샘플은 분류가 완료되었고 지구에서 발견된 적이 없는 광물로 보인다.사킨은 비정상 현상의 존재를 ----년 --월 --일에 보고하였고 사무실의 변경을 요청했다. 생물학 부서는 그 후 임시 거처로 이동되었다. 입구로 무언가 들어오는 상황을 대비해 사킨의 사무실 문 밖에는 보안 요원들이 배치되었고 비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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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괴담] 인간 불꽃놀이레딧 번역 괴담/단편 2018. 7. 21. 00:23
#잔인함 주의원출처 애나벨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우리가 결혼한 지 5년째 됐을 때에 나는 깨달았어. 아침을 먹으러 부엌으로 걸어갔는데 네가 테이블에 편안하게 앉아있는 걸 봤을 때, 뱃속의 간질거림이 전부 사라졌어.그 간질거림은 내가 첫 번째 데이트를 제안했을 때 네가 받아들인 그 순간부터 매일 존재해 왔어. 너는 코를 찡그리고, 보조개가 있는 반쪽 미소를 지으며, "그래." 라고 말했지. 그때 내가 느낀 희열은 너무나 강해서 진짜 그날 하드드라이브에서 포르노를 전부 지웠을 정도야.내 마음 속 작은 목소리가 네가 날 언젠가 정말 아프게 할 거라고 경고했지. 내 마음을 누군가에게 그렇게나 많이 바치고도 어느 날 나에게 찾아올 고통에 대해 어떻게 그렇게나 무지할 수 있냐고 물었어.하지만 나는 그 간질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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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괴담] 숨바꼭질레딧 번역 괴담/단편 2018. 7. 14. 18:00
원출처 내가 어렸을 때 우리 부모님은 가끔씩 이모랑 이모부네 집에 날 데려가서 주말 동안 지내도록 해 주곤 했다. 대부분의 시간을 두 명의 사촌과 놀며 보냈는데, 둘 다 나랑 비슷한 나이였다. 이모네는 공터가 많은 작은 농장에 살았고, 우린 원하는 건 다 하면서 뛰어놀 수 있었다.걸리지 않을 자신이 있을 때면, 우리 셋은 가끔 1km채 떨어지지 않은 이웃 농장에 놀러가기도 했다. 그곳은 몇십 년간 버려진 곳이었고, 폐건물들과 다른 구조물들이 아직도 멀쩡히 있는 채로 우리보고 와서 탐험해 보라고 부르는 것 같았다. 당연히, 우리같은 모험심 많은 세 명의 남자아이들에게는 금광 같은 곳이었다. 특히 사촌들이 거기에 귀신이 살고 있다는 얘기를 해 준 뒤로는 더욱 말이다. 꽤 고전적인 괴담이었다 - 남자가 미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