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딧 번역 괴담/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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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괴담] 수영장에 바닷물이 차 있었다레딧 번역 괴담/단편 2018. 6. 21. 22:35
원출처 수영장 물과 불편할 정도의 열기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입술은 쨍한 붉은색을 유지했다.이웃이 수영하는 걸 지켜보는 게 소름돋는 짓인 건 알고 있었지만, 그녀에게 말을 거는 건 도저히 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수영장 옆쪽으로 잠시 쉬러 올라오더니, 손가락으로 머리를 빗으며 뭔가 달콤하면서도 웅얼대는 듯 잘 들리지 않게 노래를 불렀다. 나는 그녀가 여자를 좋아하는지 아닌지도 몰랐단 말이다.그녀의 노래를 좀더 잘 듣고자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창문을 열었다."정말 좋은 날이야..." 모든 단어를 다 알아듣진 못했다.그녀의 눈이 내 눈과 마주쳤고 나는 휙 뒷걸음질쳤다. 날 본 게 분명해. 가슴 속에서 심장이 아프도록 뛰었다. 용기를 내서, 아님 그저 공황 상태에서, 나는 그녀에게 말을 거는 게 이 상황을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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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괴담] 인체에는 평균 1.5갤런의 피가 들어있는 거 알아?레딧 번역 괴담/단편 2018. 5. 15. 23:30
원출처 그 애가 더 큰 소리로 물었다. "너네 인체에는 1.5갤런 (약 5.6리터)의 피가 들어 있는 거 알았냐니까" 우리 점심 테이블에 앉아 있던 여자애들 중 하나가 역겹다는 표정으로 걜 쳐다보곤 눈길을 돌려 버렸다.로버트는 이상한 애였다. 우린 걔랑 친구였던 적도, 걔한테 관심을 준 적도 없었어서, 그 기름진 녀석이 우리 테이블에 앉았을 때 좀 놀랐다. 안 감은 앞머리가 이마를 덮고 있었지만, 커다란 여드름들은 여전히 잘 보였다. 조그만 반달형 안경은 걔 눈알이 튀어나와 보이게 만들었다."여기 안 앉으면 안 되냐" 남자애들 중 한 명이 말했고 그 솔직한 말에 다른 애가 킥킥댔다. 로버트는 진짜로 똥냄새가 났다. 내 바로 맞은편에 앉아서 더 심하게 났다. 로버트는 일어서더니 웃었다. 마치 지가 우리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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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괴담] 집거미레딧 번역 괴담/단편 2018. 5. 8. 23:48
원출처 3주 전 나는 내 절친 카메코를 만나러 일본에 갔다. 난 최근 사귀었던 남자, 쳇과 문제를 겪었다. 쳇은 내가 관계를 끝내자 스토커처럼 변했고 나는 그 일들에서 벗어날 시간이 필요했다. 더 중요한 건 일본에(사실 다른 곳도 딱히) 가 본 적도 없었고, 거의 5년 전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그녀를 직접 만난 적이 없었다는 거다. 카메코는 귀국 후 도쿄에 2년정도 살았는데,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오사키에서 20km정도 떨어진 시골에 있는 집을 물려받았다. 그 집은 가족들이 세대를 걸쳐 살아온 커다란 집이었고, 카메코가 보내준 사진을 보고 난 그런 멋진 곳에 머무르게 된 것에 꽤 신나 있었다. 카메코는 공항으로 날 데리러 왔고, 몇 분간 껴안고 신나게 얘기한 후에 우린 카메코의 차로 향했다. 카메코는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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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괴담] 물방울을 무시하지 마라레딧 번역 괴담/단편 2018. 4. 24. 19:00
원출처 난 살면서 이상한 상황들을 자주 겪어온 편이다. 그 이유를 알아낸 것은 바로 얼마 전의 일이었다. 그 일들을 최대한 정확하고 일관성 있게 설명해보도록 하겠다. 그러한 기현상을 처음 겪었을 때가 기억난다. 나는 7학년 역사 수업시간에 앉아서 로빈슨 선생님이 화이트보드에 필기를 하실 동안 게으르게 머리 한 가닥을 잡고 돌리고 있었다. 어깨에 무언가 한 방울 떨어졌다. 너무 작아서 내가 정말 수업에 집중하고 있었다면 알아채지도 못했을 거다. 나는 본능적으로 어깨에 손을 올려 젖은 느낌을 닦아내려고 했는데, 놀랍게도 말라 있었다. 혹시 어디가 새나 하고 천장을 올려다 봤다. 전혀 그런 흔적은 없었다. 재빨리 고개를 돌려 뒤를 쳐다보았다. 뒤엔 텅 빈 책상 뿐이었다. 몇 년이 지나도록 나는 그 일에 대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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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괴담] 우물 속의 앨리스레딧 번역 괴담/단편 2018. 4. 21. 03:17
원출처 내 동생 앨리스에 대해 누구한테 얘기해본지도 참 오래됐다. 나는 악몽이 멎어들 때까지 꽤 오랫동안 상담을 받았다. 앨리스를 최대한 잊어버리고, 그 애가 사라진 날과 나 혼자 자라야만 했던 수많은 해들에 느꼈던 감정들과 상처, 상실감을 완화시키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앨리스의 사진에 눈길을 준 지도, 그 애가 밝은 색의 크레용들로 직접 그린 생일 카드를 열어본 적도, 엄마랑 클레어 이모랑 우리가 같이 지낸 목가적인 여름 날들을 되새겨본 적도 정말 오래됐다.정말 오래 되었지. 다 나아진 줄 알았다. 아마 정말 그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오래된 상처는 다시 찢어발겨지고 말았고, 난 이제 마구잡이로 피를 흘리며, 뭘 해야 할지도 모르고 있다. 혹시라도 내가 이 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보면 가족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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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괴담] 유괴 전화레딧 번역 괴담/단편 2018. 4. 1. 01:48
원출처 어제 오전 11시쯤 전화를 받았다. 운이 좋게도, 혹은 안 좋게도, 내가 일하는 곳은 직원들이 사적인 전화를 받아도 별로 신경쓰지 않는 편안한 분위기의 사무실이다. 가끔은 배관공이나, 공연장 매니저나, 아님... 이 사람이랑 전화를 해야 하니까. 난 보험 판매원한테 내가 겪어보지도 않은 사고에 대해 물어보며 놀릴 기회를 기대하면서 층계참으로 나가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안녕하신가, 선생/''죄송한데, 소리가 좀 울리네요...'층계참은 실제로 소리가 울리기도 하고, 항상 누군가 다른 사무실에서 왔다갔다하기도 한다.'...이름이 뭐라고 하셨죠?''입 닥치고 그냥 들어.''음. 좋아요, 당신 누ㄱ/"'난 지금 ___ 밖에 있다"만약 발신자 표시 제한 전화가 아니었다면, 받지 않았을 거다. 번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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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괴담]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 선생님레딧 번역 괴담/단편 2018. 3. 2. 17:51
원출처 어릴 때부터 나는 큰 꿈이 있었다. 아주 커다란 꿈.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수가 되겠다는 꿈이었다. 모두가 내 이름을 알 정도로. 나는 부모님이 질려서 머리를 쥐어뜯을 때까지 몇 시간이고 똑같은 노래를 계속 부르곤 했다. 부모님은 나한테 다른 취미를 가지게 하려고 애썼다. 승마, 그림, 체스, 축구. 아무것도 먹히지 않았다. 노래가 내 열정이었다. 몇 년이 지나도 내 꿈은 사라지지 않았다. 결국 줄리아드 학교에 장학금을 받고 들어가게 되었고, 졸업 후 괜찮은 커리어도 쌓게 되었다. 부모님은 인정하시진 않지만 속으론 자랑스러워하신다. 그런데 나는 고맙다고 말하고 싶은 한 사람이 있다. 한 번도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이름은 토마스라고 상상했다. 토마스는 우리집 옆 호에 살던 남자였다. 건물의 다른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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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괴담] 학생이 쿠키를 줬다레딧 번역 괴담/단편 2018. 2. 22. 23:16
원출처 "카버 선생님, 선물이 있어요." 매튜가 내 책상 앞으로 커다란 초코칩 쿠키를 들고 와서 섰다. 사실 꽤 놀라운 일이었다. 매튜랑 나는 시작부터 꼬였기 때문이었다. 매튜의 성적은 나빴고, 수업 도중에 지적하면 꼭 '멍청한 게' '못생긴 게' 등의 중얼거림이 들리곤 했다. 하지만 부모님 이혼으로 집안 상황이 말이 아닌 걸 알고 있었고, 겨우 9살짜리였으니 항상 그냥 봐 주었다. 그리고 이제 와 보니 노력이 결실을 맺은 거 같았다. "고마워라! 착하기도 하지!" 나는 쿠키를 책상 가운데 올려두며 말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나는 쿠키를 먹고 싶은 맘은 들지 않았다. 친구 결혼식 전까지 2kg정도를 빼기 위해 엄격한 설탕 금지 다이어트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걸 당장 먹진 않았다. 쿠키는 그..